박창민 전 사장 사퇴 후 9개월 만에 새 수장 현장통 선임…범죄 연루 ‘오점’ 노조 거센 반발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박창민 전 사장 사퇴 후 9개월이 흐른 가운데 KDB산업은행 부행장 등 5명으로 구성된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가 범죄에 연루됐던 김형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을 새 수장으로 낙점해 관심이 쏠린다.

대우건설 노조가 불투명한 선발 기준과 신임 사장(CEO) 적격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거세게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 전 부사장은 향후 임시이사회와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대우건설 새 CEO로 최종 확정되지만, 거센 노조의 파고를 넘어야 하는 숙제를 않은 상황이다.

건설업계와 은행권 등에 따르면 김형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이 최근 대우건설 사추위에서 새 수장 후보로 선임되면서 대주주인 KDB산업은행과 대우건설 노조가 갈등 국면이다. 대우건설 노조는 새로 낙점된 사장 후보와 관련해 자격에 의문을 제기하며 반대하는 성명서를 내는 등 험로가 예고된 것이다.

대우건설 사장 후보 기준 어긋나

노조는 김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의 뇌물 연루와 능력을 문제 삼고 있다. 특히 김 전 부사장이 사장 공모에 적시된 ‘도덕성 및 윤리성이 검증되고, 대규모 부실 책임 유무 등 결격 사유가 없는 분’이라는 단서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김 전 부사장은 2004년 현대건설 광양항 컨테이너 3단계 2차 공사 현장소장 근무 당시 공직자에게 뇌물을 제공해 검찰에 구속 수감된 바 있고, 2014년 삼성물산 건설부문 재직 때는 1조원 가량의 손실을 입혔던 프로젝트 책임자였다.

여기에 불투명한 사장 후보 선발 기준과 인선 내용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의문을 제기한 상태다. 핵심은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이 사추위 구성과 사장 인선 내용을 비공개로 진행한 것이다.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추위는 산업은행 부행장, 산업은행 사외이사, 대우건설 사외이사 2명, 교수 1명 등으로 구성됐다. 이에 대해 이영래 대우건설 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민주신문과 통화에서 “KDB산업은행이 내세운 사장 후보 기준에 맞지도 않은 분을 새 사장 후보로 선발한 것이 문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ㆍ삼성물산 거친 현장통

반면 사추위는 김 전 부사장이 과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재직 당시 해외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점을 높이 샀다. 김 전 부사장은 현대건설 출신으로 삼성물산과 포스코건설에서 33년간 국내외 토목 현장과 본사를 거치며 폭넓은 경험을 쌓은 현장통으로 불린다.

현대건설 재직 때는 저가 수주로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던 스리랑카 콜롬보 확장 공사에 소장으로 부임해 근본적인 문제 해결로 공사를 성공적으로 준공했다. 삼성물산에서는 시빌사업부장으로 사우디 리야드 메트로 프로젝트 등 해외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포스코건설에서는 글로벌 영업과 토목부문 최고책임자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경영자로서의 경험을 쌓았다.

서울 신문로 대우건설 사옥 전경. 사진=허홍국 기자

9개월 만 새 수장 선임 난관 봉착

하지만 김 전 부사장이 넘어야 할 파고는 노조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범죄에 연루된 인사라는 점이 뼈아픈 대목이다. 박창민 전 사장이 지난해 8월 사퇴 한 이후 9개월 만에 새 수장을 선임했지만, 난관에 봉착한 것이다.

새 수장 후보 선임 후폭풍은 대주주인 KDB산업은행 측에 몰아치고 있다. 특히 노조의 반발이 거세다. 대우건설 노조는 23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김형 사장 선임 반대 기자회견을 한데 이어 25일엔 집회도 가질 예정이다.

KDB산업은행은 올해 초 대우건설을 호반건설에 매각을 시도했지만 호반건설이 해외부채로 포기로 가닥을 잡으면서 무위에 그쳤다. 당시 매각가는 1조6000억원으로 헐값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KDB산업은행은 KDB밸류 제6호 유한회사를 통해 대우건설 지분 50.75%(2억100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1대 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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