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제골프장 아트밸리 인수과정 난관...조이마루 인수합병 2대주주 KB운용이 제동

골프존뉴딘그룹(김영찬 회장)이 미래먹거리로 선택한 대중제골프장 사업이 돌발변수(모아건설)로 인해 첫걸음부터 꼬이고 있다. 여기에 조이마루 매각 계획마저 무산되면서 김영찬 회장의 신사업이 난관에 봉착했다는 평가다. 사진=골프존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골프존뉴딘그룹이 추진중인 신사업들에 잇달아 제동이 걸리고 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골프존뉴딘그룹(이하 골프존그룹, 대표 김영찬 회장)은 최근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해 추진 중인 대중제골프장 운영사업이 난관에 부딪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현재 운영중인 조이마루 사업부를 골프존에 매각하는 것 역시 2대주주인 KB자산운용 반대로 무산됐다. 이 과정에서 골프존은 한국거래소로부터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골프존그룹은 스크린골프 시스템을 개발해 상류층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골프를 대중들에게 보급하며 고속성장해왔다. 2005년 5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은 단 3년만에 1000억원을 돌파했으며, 2011년에는 거래소에도 상장됐다. 이후 2015년에는 지주사인 골프존뉴딘홀딩스(구 골프존유원홀딩스)와 골프존(사업회사)로 분할하며 지주회사 체제의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현재는 해외법인 3개사를 포함 19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지주사인 골프존뉴딘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138억원, 골프존은 2001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스크린골프 시장이 포화되고 SG그룹 등 경쟁사가 등장하면서 최근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골프존뉴딘은 2016년 37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지난해에는 184억원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사업회사인 골프존 역시 2016년 437억원, 지난해 375억원 등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가맹점주들과의 마찰도 골프존그룹의 고민거리로 지목된다. 골프존은 2016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끼워팔기, 수익 미분배 등 불공정행위를 지적받으며 검찰에 고발됐다.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지만, 아직까지 일부 점주들의 반발은 여전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김영찬 회장은 그룹의 성장을 위한 미래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사모펀드 운용업체인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2조원대 규모의 골프장 운영사업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와 동시에 그룹 내 적자부문들의 정리작업에도 나섰다. 골프존뉴딘의 레저사업부문인 조이마루 사업부 매각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골프장 인수작업은 돌발변수가 발생하면서 사업이 표류하고 있고, 적자사업부 정리 작업은 골프존의 2대주주인 KB자산운용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미래먹거리 발굴 차원에서 진행했던 대표적인 사업들이 모두 차질을 빚고 있는 셈이다. 

진천 아트밸리CC 인수과정에 '모아건설' 복병 등장 

골프존그룹은 미래먹거리 발굴을 위해 지난해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MB파트너스와 함께 2조원대의 자금을 조성했다. 적자에 시달리는 회원제 골프장을 인수해 수익성이 높은 대중제 골프장으로 전환 운영하기 위해서였다. 

이 사업의 첫번째 인수대상은 충북 진천의 아트밸리CC였다. 아트밸리CC는 창업주가 갑자기 사망한 후 법정관리를 받던 상황이었다. 1100억원의 입회금을 통해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았자만 회원간 이해관계 조정에 실패하면서 주주협의회가 꾸려진 상태였다. 

골프존은 사모펀드운용사 MBK파트너스와 함께 충북 진천의 아트밸리CC 인수에 나섰지만, 모아건설이 거래소를 통해 회원권의 1/4 이상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사진=민주신문DB

골프존-MBK는 이에 기존 회원권 가격의 약 70%를 보장받는 조건으로 골프장 매입에 나섰다. 회원들의 총 입회금이 1100억원이란 점을 감안하면 매입가격은 800억원대에 달한다. 

하지만 사업 시작을 위해 회원권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돌발변수가 등장했다. 호남지역 중견건설사인 모아건설이 아트밸리CC 회원권 중 상당부분을 보유중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모아건설은 아트밸리CC의 전체 회원권 중 1/4 이상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아건설은 아트밸리CC가 매물로 등장한 후 회원권거래소를 통해 회원권을 조금씩 사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아트밸리CC 회원권을 매입하던 골프존과 MBK에는 비상이 걸렸다. 회원제골프장을 대중제골프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전체 회원의 2/3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골프업계 한 관계자는 "거래소를 통해 개별적으로 회원권을 사들인 모아건설이 아트밸리 회원들에게는 더 매력적으로 여겨질 수 있다"면서 "골프존-MBK가 회원권 매입가격을 높이지 않을 경우 인수협상이 결렬은 물론, 모아건설이 골프장을 매입할 가능성도 높다"고 지적했다. 

조이마루 양수도, 2대주주 KB자산 반대에 무산

최근에는 지주사인 골프존뉴딘의 조이마루 사업부 매각이 무산되기도 했다. 조이마루 사업부를 인수하려했던 골프존의 2대주주인 KB자산운용이 인수에 반대하며 소송까지 제기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골프존뉴딘은 지난 3월 조이마루 사업부 일체를 골프존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골프존뉴딘은 순수지주회사로 남아 투자와 계열사를 관리를 전담하고, 사업회사인 골프존이 기존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게 골프존그룹의 입장이었다. 

대전에 자리한 조이마루. 골프존뉴딘은 지난 3월 조이마루를 949억원에 골프존에 매각한다고 밝혔지만, 골프존의 2대주주인 KB자산운용이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력한 반대의사를 표명하자 결국 매각을 철회했다. 사진=대전시 제공

그러나 골프존 지분 18.47%를 보유한 2대주주 KB자산운용이 이 매각안에 반대하고 나섰다. KB자산운용은 특히 골프존뉴딘에 지급하는 브랜드로얄티율 3.3%가 너무 높다고 보고 이에 대한 해명과 주주정책 개선방안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KB자산운용은 영업양수도를 결정한 주주총회 결의를 취소하라는 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력한 대응에 나섰다. KB운용은 "조이마루의 매출이 46억원에 불과한데 연간 감가상각비만 60억원에 달한다"며 "이런 적자사업부를 949억원에 인수하는 것은 골프존의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결국 골프존과 골프존뉴딘은 지난 9일 조이마루 사업부 영업양수도 계약을 취소했다고 공시했다. 골프존 측은 "주총 결의를 취소하라는 소송이 제기됐고, 검토 결과 계약해지 사유 중 하나인 '양수도가 법률적으로, 혹은 사실상 불가능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야심하게 추진했던 신규사업은 돌발변수로 표류하게 됐고,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계열사 정리는 무산되면서 골프존그룹의 주가 역시 무력한 모습이다. 올해 초 6400원까지 바라보던 골프존뉴딘의 주가는 지난 10일 5000원선을 아래로 곤두박칠쳤다가 다시 회복하는 모습이며, 역시 연초 5만4000원에 육박하던 골프존의 주가 역시 18일 종가 기준 4만4550원에 그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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