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용 증액, 연간 운영비 43억원...지방선거 출마 후보들 당장 철거 주장

개장 1주년 맞은 서울로7017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공중보행로인 '서울로7017'은 1970년에 준공돼 서울역 동부와 서부를 잇던 서울역 고가도로였다. 안전문제로 철거 위기에 놓이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가도로를 재활용해 주변에 낙후된 지역을 활성화 시킨 서울시의 대표적 도시재생사업이다.

오는 20일 개장 1주년을 맞는 서울로7017은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부상할 만큼 도시재생사업의 대표사례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예산을 낭비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6일 남대문상인회에는 서울로7017 개장 이후 남대문시장을 찾는 방문객이 이전 대비 2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낙후되어 가던 봉제(서계동), 수제화(염천교) 등 주변지역에 기반을 둔 지역산업 지원을 위한 협력도 이뤄지고 있어 매우 긍적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남대문상인회는 “서울로7017 개장 이 후 동절기를 지나 최근에는 시장방문객이 20% 정도 증가했다. 새로 조성되는 시장 1번 출구앞 교통섬 광장에서 서울로까지 퍼레이드형 축제를 진행한다면 더 시너지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대문시장에서 파티·이벤트용품을 판매하는 오연근(60)씨는 “서울로7017이 생긴 후 남대문시장에 유동인구가 늘고 식당가나 식음료 판매 상점은 매출이 상승했다. 교통 혼잡으로 초반에는 불편했지만 도보 이용이 편리해 오히려 더 긍정적인 효과 생겼다”고 평했다.

만리동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기수(63)씨는 “서울로7017이 생기면서 매출이 약 10% 상승했다. 손기정체육공원 주변까지 서울로7017과 연계돼 환경정비나 상가형성 등 발전범위가 확대되길 바란다” 말했다.
 
또한 서울로7017에 심은 식물도 시민을 위한 볼거리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등 주변환경에 긍정적 영향을 제공하고 있다. 서울로7017에서 자라는 288종 1만3866그루 나무와 꽃 9만5391본, 덩굴식물들은 사계절을 보내며 95% 생존율을 기록했다. 만리동광장에는 소나무, 철쭉, 초화류 등 4182주를 심어 미세먼지 저감효과를 꾀했다. 
 
산림과학원 박찬열 박사는 서울로의 꽃과 나무들은 교목(649그루×35.7g×30%)을 기준으로 연간 7㎏ 정도 미세먼지 저감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도심 속 보행길이면서도 일반 도시숲의 약 30% 정도 기능을 발휘하는 셈이라고 평했다. 

더불어 서울로7017생태계에도 변화가 있었다. 인근 남산에 사는 곤줄박이나 박새가 둥지 재료를 찾아 날아들었고 먹이열매를 찾으러 날아온 직박구리가 벚나무 가지 위에 앉아 있는 모습이 목격됐다. 

기후변화지표종인 넓적배사마귀를 비롯해 줄점팔랑나비, 배추흰나비, 왕사마귀, 무당벌레, 꿀벌 등 12종의 곤충과 조류가 1년만에 서울로7017의 새 식구가 됐다. 

또한 서울로7017은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도 주목을 받고있다. 이미 영국 가디언지는 3번에 걸쳐 서울로7017의 조성과정과 의미 도시의 변화에 미친 영향을 다뤘고 미국 파이낸셜타임즈는 서울로를 하이라인의 서울버전으로 소개하며 ‘오래된 고가를 재생해 수백종의 다른 식물을 심었다. 밤에는 LED로 빛난다’고 평했다. 
 
국내외 행정가들도 새로운 도시재생사업의 모델로 서울로7017을 찾아는데 국내 20여개 지자체 공무원 600여명이 서울로7017의 해설행사에 참여했고 천지닝 베이징시장, 아니스 바스웨단(Anies Baswedan) 자카르타 주지사 등 해외 20여개국 주요도시 순방단이 서울로를 방문했다.

반면 서울로7017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 역시 존재한다.
특히 공사비용이 도마에 올랐는데 서울로 공사비는 당초 380억원에서 사업계획 변경을 거치면서 597억원까지 증액됐다. 참고로 서울로7017의 연간 운영비도 43억원으로 알려졌다. 

화려한 조명으로 빛나는 서울로 7017 야경

특히 서울로7017의 하자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이 심각한 문제로 급부상했는데 국정감사 때 공개된 서울로7017의 개장 이후 하자보수 내역에 따르면 급수배관 누수, 계단조명 전선 노출, 퇴계로 난간 와이어 탈락, 미세균열 등을 해결하기 위해 각종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설상가상 서울로7017 안팎의 편의시설 역시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다음 달 있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야당 후보들은 쉼 없이 서울로7017을 언급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는 서울로7017을 흉물로 지칭하며 당선시 철거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서울로7017을 철거한 자리에는 일본의 수도 도쿄 최고의 번화가인 롯폰기처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후보도 마찬가지로 서울로7017을 고대 바빌로니아를 무너뜨린 사치의 사업 공중정원에 빗대며 ‘국고를 심하게 낭비한 사례’로 평했다. 

이처럼 칭송과 비판이 난무하는 가운데 6월달에 있을 서울시장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인 서울시민들은 서울로7017을 어떤 평가를 받을지 지금부터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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