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증가 및 임대수익 하락...재무건전성 유지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

부영그룹이 지난해 4380억원에 매입했던 을지빌딩(삼성화재 사옥)을 다시 매물로 내놨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부영그룹이 을지로 삼성화재빌딩 매각을 결정했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부영그룹은 지난해 초 4380억원에 매입했던 을지빌딩(삼성화재 사옥)을 매각하기로 결정하고 매각주관사 선정에 나섰다고 밝혔다. 부영그룹은 "이중근 회장이 부재중인 상황에서 적정 수준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을지빌딩을 포함한 자산 매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다시 매물로 나오는 을지빌딩은 1976년 준공한 건물로 삼성화재 사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상 21층, 지하 6층의 연면적 5만4653㎡(약 1만6533평) 규모의 오피스빌딩으로 서울시청과 을지로입구역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부영의 을지빌딩 매각에 대해 유동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인 대응으로 보고 있다. 최근 도심 오피스빌딩의 공실률이 높아지면서 임대사업의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어서다. 부영그룹 역시 공실 증가에 따른 투자수익률 저하에 을지빌딩을 되파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게다가 부영그룹의 주력사업인 임대주택과 관련한 집단민원이 최근 증가하면서 사업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자산매각의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비자금 조성 혐의로 이중근 회장이 구속되면서 회사 분위기마저 침체된 모습이다. 여기에 그룹의 주력사인 부영주택이 지난해 155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2011년 이후 6년만의 적자로 전환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부영그룹은 삼성생명 사옥을 포함해 송도 포스코타워 등 프라임오피스 시장의 큰손으로 불렸지만 최근에는 오너 구속에 집단 민원 등 악재가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면서 "이번 을지빌딩 매각은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