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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도 우려한 몰카범죄...몰카 피해 당했는지 모르는 게 더 큰 문제'홍대 누드모댈 몰카' 청와대 청원 30만명 돌파…포르노처럼 소비 2차, 3차 피해 확대
  • 이승규 기자
  • 승인 2018.05.1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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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찰청이 지난해 9월 공개한 위장형 카메라 압수물. 화장실 등에 설치해 불특정 다수의 성관계 장면 등을 촬영한다.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몰래카메라 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던 일명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이 여성들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일으켜 관심을 끌었다. 이 사건을 지켜본 많은 여성들은 수사기관이 수많은 여성들의 몰카 범죄에 대해서는 미온적으로 대처하더니 남성 피해자가 나오자 발빠르게 대응했다고 강한 불신감을 표출했다.

또한 이를 지적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30만명을 훌쩍 넘어섰고, 대규모 규탄 시위도 예고되어 있어 몰카 범죄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몰카 범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급습하고 있다. 아울러 몰카 범죄가 고도로 지능화돼 여성들을 더욱 불안감에 떨게하고 있어 강력한 대처와 처벌이 요구되고 있다. 

경찰청 발표에 따르면 2016년 IT기기 보편화로 불법촬영 범죄 발생 수는 5170건으로 2012년(2412건) 대비 2배나 뛰었다.

특히 드러나지 않은 몰카 범죄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성범죄 사건을 주로 다룬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몰카 범죄의 가장 큰 문제는 피해자들이 피해를 당한다는 점을 모를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하철이나 거리, 화장실 등에서 스마트폰 촬영은 물론이고 초소형 카메라를 숨겨서 찍는 식으로 계속 범죄가 지능화하고 있다. 실제 숙박업소에서 찍힌 성관계 몰카가 인터넷상에 돌아다닌다는 사실을 몇년 뒤에야 타인에게 듣고 수사의뢰하는 여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도 모르게 몰카범죄에 노출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일부 대학 학생회는 몰카 탐지기를 사서 대여해주고 여성 이용자들이 많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몰카 예방법이 공유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5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여성안심보안관들이 강남·수서경찰서 관계자들과 함께 화장실을 합동 점검하고 있다.

안양에서 서울 종로까지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안모(27·여)씨는 “지하철역 화장실이나 공용화장실에서 밑이 뚫려있는 곳은 유심히 쳐다보게 된다. 인터넷상에서 한 네티즌이 실리콘 제품을 갖고 다니며 화장실 (뚫려있는) 구멍마다 막는다는 후기도 봤다”고 말했다.

이러한 몰카 범죄는 온라인으로 촬영물이 유포돼 빠르고 무한하게 퍼질 수 있다는 점에서 피해자들의 고통이 크다. 하지만 대부분 몰카 사건은 홍대 누드모델 몰카 사건처럼 범행 장소와 시간 등이 특정되지 않아 가해자를 찾기 힘들고 범인을 잡아내도 기소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성범죄피해지원단체의 한 활동가는 “현장에서 체포되지 않는다면 가해자가 해외 사이트에 몰카를 올리거나 피시방에서 타인의 아이디를 도용해 게시글을 올리는 등의 수법을 이용해 범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김현아 한국여성변호사회 인권이사가 낸 2016년 이화여대 박사학위 논문에 따르면 불법촬영 범죄의 기소 비율은 2012년 69.7%에서 2013년 54.5%, 2014년 44.8% 등으로 떨어졌다.

이렇듯 낮은 기소율의 배경 중 하나는 수사기관의 미온한 대처가 꼽힌다. 김 이사의 논문에서는 범죄 발생 건수에 비해 기소율이 낮은 이유는 수사단계에서 피해자와의 합의가 이뤄지고 가해자가 초범인 경우 기소유예되거나 불기소처분되고 있다. 더욱이 신상정보공개제도라는 불이익으로 (검사가) 기소하지 않는 경우도 생긴다고 분석했다. 

사이버성폭력 피해를 지원하는 인권단체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의 연후 활동가도 “전남편이 가해자로 지목됐음에도 사실을 부인한다고 압수수색되지 않거나 해외에 서버가 있고 아이피(IP)를 우회해 가해가 일어나면 수사 자체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처벌 수위가 약하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실제 바른미래당 김삼화 국회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014년에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불법촬영 범죄로 법원에서 1심 선고를 받은 사람 중 징역형 같은 자유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8.7%(457명)에 그쳤다. 55.1%(2911명)는 벌금형 같은 재산형 8.7%(457명)는 집행유예 5.5%(290명)는 선고유예를 받아 대부분이 벌금형을 선고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단체들은 몰카를 소비하는 사회의 낮은 경각심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P2P웹하드와 클라우드 등에서 불법 촬영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고 네티즌들도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공유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렇듯 여성단체들은 불법도촬한 촬영물이 포르노의 한 장르처럼 소비되고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아 유통 또는 공유되는 것에 또다른 2차, 3차 가해를 발생시키고 있다고 우려한다. 

배복주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상임대표는 “몰카범죄는 여성들의 몸을 대상화, 도구화하고 있단 점에서 피해의 질이 심각하다. 피해자가 남녀인 것을 떠나 몰카범죄에 대해 수사기관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수석 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더불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몰카범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드러냈는데 “몰카범죄, 데이트폭력 등은 여성의 삶을 파괴하는 악성 범죄”라며 “수사당국의 수사 관행이 조금 느슨하고 단속하더라도 처벌이 강하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 등을 보면 가정폭력 신고하면 곧바로 접근금지하고 제대로 피해자를 보호한 뒤 사실 확인되면 엄하게 처벌한다. 이런 식으로 성차별적 사회를 바꿔나간다. 우리도 대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그런 사건을 다루는 관점이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이승규 기자  press336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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