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소세지
오래된 거울과 낡은 액자로 선보이는 ‘거울형 회화’...이열 홍익대 교수 개인전시행착오 겪은 파리 레지던스후 4년간 연구 신작 발표…16일부터 30일까지
  • 양희중 기자
  • 승인 2018.05.14 11:16
  • 댓글 0
이열_거울형 회화-배꼽에 어루쇠를 붙이다._Mixed Media_85.5x116.0cm_2018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언제부터인가 자연스럽게 그려온 캔버스와 안료로 이루어진 그림의 프레임으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이열(59) 홍익대 교수가 선택한 잇템(it+item합성어)은 오래된 거울과 낡은 액자다.

‘거울형 회화’로 이름 붙인 낡은 액자와 오래된 거울을 통해 꾸준한 작품활동을 해온 이열 교수의 신작전이 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 16일부터 30일까지 전시된다. 

수 년 전부터 이 작가 작품에 거울을 끌어들인 건 그의 오래된 기억 때문이다. “어느 날 어머니가 경대 앞에서 분을 바르고 계시는 모습을 보면서다. 어머니 등 뒤 어깨너머로 본 거울에 비친 어머니 얼굴과 나의 얼굴이 작은 거울 속에 비친 모습이 신기함으로 머릿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다. 새로운 재료에 대해 관심이 커져 있는 터에 아는 지인과 함께 철수하는 미군부대에서 눈에 띄어 낡은 거울을 구입하게 되었다. 거울은 자연스럽게 어렸을 적 화장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통해 본능적으로 내 작업의 대상으로 다가왔다.”

“벼룩시장을 누비며 오래된 액자와 오래된 거울을 구입하여 거울이라는 매체와 속성을 파악하고 회화적 가능성과 나의 표현의 일부로 만드는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고 회상할 정도로 이 작가의 ‘거울 작업’은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의 1년간 레지던시를 통해 매우 강렬해졌다. 

그는 당시 많은 시행착오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파리에 있던 오픈 스튜디오를 통해 ‘another time’이라는 주제로 거울 작업에 신작을 선보였고 1년의 시간이 지난 후 서울로 돌아와 본격적인 거울 작업을 시작했다. 

이 작가는 4년째 거울표면에 원하는 텍스쳐(texture)와 브러쉬 자국, 얼룩 스크레치 부식효과 등을 얻기 위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면서 거울의 회화적 가능성(mirror painting)을 탐색해 오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창작의 결실 일부분을 처음 선보여 설레이고 두렵기도 하다는 이 작가는 거울이나 유리가 지닌 속성은 캔버스 천과 안료로 구성된 전통회화와는 매체나 표현방식이 확연히 다르게 보이기 때문에 거울은 또 다른 생성(生成)의 마당이자 증식(增殖)의 공간이라고 말한다.

이열_거울형 회화-배꼽에 어루쇠를 붙이다._Mixed Media_190x120cm(17개)

이 작가는 “거울표면의 부식과 얼룩을 이용하기도 하고 드로잉과 몸짓을 추구하여 거울의 시간과 일체화(一體化)하는 작업을 추구한다. 그것은 구상이기도 하고 추상이기도 하며,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세계를 드러내는 또 다른 생성공간”이라고 확신했다. 1989년 ‘생성공간-변수’를 주제로 첫 개인전을 연후 ‘생성 공간’에 천착해온 작업의 연장선인 것이다. 

이번 전시에 주를 이루는 거울형 회화 ‘배꼽에 어루쇠를 붙이다’는 작품 제목은 옛 속담을 차용했다. ‘배꼽에 거울을 붙이고 다녀서 모든 것을 속까지 환희 비추어 본다’는 뜻을 지닌다. 

이 작가의 작품은 추상작업의 연장이면서 회화적 제스처를 그림의 프레임 밖에서 실험해보는 집요한 노력의 결과다. 거울 뒷면을 부식시키거나 도구로 긁어 행위를 기록한다. 이미 시간은 그 물질 자체에 기록되어 있기에 다른 행위는 절제한다. 거기에 빈티지 액자가 어울리면 끼운다. 아니면 거울 그대로 내놓거나 혹은 투명한 천으로 2~3겹을 붙여서 거울의 반영을 부드럽게 만든다. 
 

양희중 기자  techj740@naver.com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희중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포토뉴스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