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보다 1100원 인하에 소비자 반응 싸늘...황정환 수장 공개천명 진정성 도마 위

서울 용산역에 마련된 LG전자 'G7씽큐' 체험존. 사진=조성호 기자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12분기 연속 적자행진 늪에 빠져있는 LG전자 스마트폰에 또 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질 전망이다. 전략 프리미엄 스마트폰인 야심작 ‘G7씽큐’의 출고가 논란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G7씽큐의 출고가를 89만8700원으로 책정했다. 이는 전작인 G6보다 1100원 낮게 책정한 것. G7씽큐 플러스의 출고가는 97만6800원이다.

LG전자가 이처럼 출고가를 낮추면서 G7씽큐는 그동안 LG전자가 출시했던 스마트폰 가운데 최초로 전작보다 낮은 출고가로 출시된 스마트폰으로 남게 됐다. 2015년 출시한 G4는 82만5000원, 이듬해 공개한 G5는 83만6000원이었다. G6는 89만9800원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출고가 인하에 대해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스마트폰 가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고 더구나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의 경우 12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실적 개선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LG전자는 올초 부진에 빠진 MC사업본부의 실적 개선과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 수장을 황정환 부사장으로 교체했다. 이번에 G7씽큐는 황정환 부사장이 직접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황정환폰’으로 불리기도 한다.

황 부사장은 지난 3일 G7씽큐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소비자들에게 진정성있게 다가가겠다”며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제품 마진을 남기기보다는 합리적인 가격으로 결정하겠다”고 말하며 실적 개선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 3일 서울 용산역 컨벤션홀에서 열린 LG전자 G7씽큐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황정환 MC사업본부장 부사장(가운데)이 발언하고 있다. 이상규 LG전자 한국모바일그룹장(부사장)과 하정욱 단말사업부장(전무)도 함께 자리했다. 사진=조성호 기자

하지만 실제 G7씽큐 출고가가 알려지면서 황 부사장의 발언이 결국 ‘소비자 생색내기’에 불과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합리적 가격이라는 게 결국 1100원 낮춘 것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또한 “89만8000원이나 89만9000원이나 무슨 차이가 있나. 차라리 가격 얘기를 꺼내지 말았어야 했다”며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 G7씽큐를 체험했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층 더 밝아진 디스플레이와 붐박스 스피커, AI카메라 등 전작보다 향상된 기능에 호평을 보냈다. 하지만 OLED 디스플레이가 아닌 LCD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것 그리고 황 부사장의 발언으로 전작보다 가격 부담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삼성전자 갤럭시S9 출고가는 95만7000원(64GB)으로 G7씽큐와는 6만원에 차이에 불과하다. 특히 삼성전자가 최근 갤럭시S9 플러스(256GB)의 출고가를 7만7000원 낮춘 것도 LG전자에게는 악재로 돌아오고 있다. 두 배의 용량 차이를 보이지만 가격은 10만원 차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황 부사장은 기자간담회에서 “마진을 많이 남겨서 가격을 높이려는 생각은 절대 없다”면서 “고객의 마음과 똑같기 때문에 진정성있게 차근차근 해 나가다보면 사업도 좋아지고 원하는 가격대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시점도 올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기대가 컸던 만큼 불만도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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