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합작사 지분비율 49%에서 51%로 완화, 3년 후 완전개방

중국이 4.5경 규모에 달하는 금융시장을 점진적으로 개방하기로 결정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4경5000조 규모의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

해외투자자들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했던 중국 정부가 금융시장의 빗장을 풀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가 오는 6월30일부터 외국인 투자자가 자국 내 외국계 금융업 합작사에서 대주주가 될 수 있도록 허용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사들의 대규모 투자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중국 증감회는 7일 외인 투자자들의 자국 내 합작 금융사의 대주주 지위 획득을 허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42조달러(한화 약 4경5234조원)에 달하는 중국 금융시장이 점진적으로 개방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특히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며 G2로 올라섰던 만큼 이번 금융시장 개방을 통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대적인 주도권 다툼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금융시장 개방 정책은 시차를 두고 점진적으로 진행된다. 증감회에 따르면 일단 오는 6월30일부터 자국 내 은행·보험·증권·자산운용을 영위하는 금융 합작사들의 외국인 지분 상한선을 기존 49%에서 51%까지 상향하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중국 내 합작사의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 것이다. 게다가 3년 후인 2021년부터 외국인 지분 제한을 완전히 철폐해 외국인 투자자가 지분을 100% 소유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시차를 두고 금융시장의 완전히 개방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중국의 규제 완화 움직임에 글로벌 금융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인 UBS는 지난 2일 중국 내 합작사인 UBS증권 지분율 현재 25%에서 51%까지 올리겠다는 신청서를 이미 증감회에 제출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존 합작사의 지분 비중을 바꾸기 위해서는 증감회 신청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홀딩스는 아예 주식의 51%를 보유하는 합작 증권사 설립을 신청했다. 업계에서는 노무라홀딩스가 중국 상류층 및 부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산운용 사업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노무라홀딩스는 중국에서 부동산 투자 등 제한된 분야에서만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중국 정부가 노무라홀딩스의 중국 내 증권합작사 설립을 승인하게 되면 중국에서 최초로 지분 51%를 보유한 금융사가 탄생하게 된다. 

이밖에도 글로벌 생보사인 AIA그룹도 중국 합작사 지분율을 늘리기 위한 현금 확보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역시 투자지분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4월 중국 하이난성에서 열린 보아오포럼에서 중국 금융시장 개방 의지를 밝힌 이강 중국인민은행장. 사진=뉴시스

글로벌 금융사들이 이처럼 발빠른 대처에 나서고 있는 것은 중국 금융시장이 개방될 경우 괄목할 만한 성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내 외국계 은행들의 2017년 순수익 총합 추계(예상치)는 163억위안(약 2조760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분 규제가 완화된 2020년에는 순수익이 486억위안(약 8조2300억원)으로 3배 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따라 외국계은행의 중국 내 지분율도 2017년 1.3%에서 2020년 1.9%, 2030년에는 3.1%로 점차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내 외국계증권사들의 수익은 이보다 휠씬 더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1130억위안이었던 순수익은 2020년 1625억위안, 2030년에는 4244억위안으로 4배 이상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블룸버그는 외국계 회사가 보유한 중국 내 금융자산이 2030년에는 중국 내 전체 자산시장에서 약 6%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WTO가입 이후 10여년만에 G2로 올라선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금융시장 개방을 통해 국제 금융시장에서 중국의 입지가 지금보다 휠씬 더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로서도 할 일이 산적해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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