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행진 속 수수료율 인하 VS 성희롱 대책위 신설 등 준법ㆍ중기업 활성 강화

TV홈쇼핑 재승인 심사를 앞두고 공영홈쇼핑이 적자에서도 판매수수료율을 낮춘 반면, 롯데홈쇼핑은 준법 경영 및 사회공헌 강화, 중소기업과 협력 등을 내세워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진 출처=각사 공식블로그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TV홈쇼핑(상품방송판매업) 재승인 획득을 두고 공영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공영홈쇼핑이 적자 행진 속 판매수수료율을 낮추는 악수(惡手)를 둔 반면, 롯데홈쇼핑은 준법 및 사회공헌 강화 등 묘수(妙手)로써 재승인의 위기를 넘긴 것이다.

특히 롯데홈쇼핑은 여러 악재에도 불구하고 정공법으로 상품방송판매업 재승인을 받아 롯데그룹의 비전인 질적 성장에 한 발짝 다가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TV홈쇼핑 재승인 결정을 받은 공영홈쇼핑과 롯데홈쇼핑의 표정이 사뭇 다르다. 롯데홈쇼핑이 잇단 악재에도 강화된 홈쇼핑 재승인 심사 기준을 준법 조직 출범 및 사회공헌 강화 등으로 정면 돌파한 반면, 3년간 적자를 이어오던 공영홈쇼핑은 판매수수료율을 기존보다 낮춰 경영악화가 불가피한 탓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악수와 묘수의 차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특히 공영홈쇼핑의 경우 개국 승인 조건으로 붙은 4년차 판매수수료율 재인하를 TV홈쇼핑 재승인을 받기 위해 내세운 것은 경영 상황을 감안할 때 무리수라는 지적이다. 공영홈쇼핑은 지난달 승인 조건으로 기존 23%인 평균 판매수수료율을 방송 취급고의 20%로 낮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터 재승인을 받았다. 기간은 2023년까지 5년간이다.

무엇보다 2015년 개국 이후 3년간 실적이 마이너스라는 점에서 공영홈쇼핑의 이번 판매수수료 인하 재승인은 악수라는 평가다. 실제 지난해 실적은 취급액 5828억원에 영업이익은 4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누적 적자 규모는 최근 3년간 총 353억원 가량이다. 수수료율 인하는 중소기업과 농어민에게 저렴한 수수료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TV홈쇼핑의 태생적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실적 악화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업계에선 이번 인하로 한 해 최소 100억원 이상 적자가 추가 발생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공영홈쇼핑은 현재 실적 악화를 돌파할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대안은 없다.

반면 롯데홈쇼핑은 잇단 악재에도 올해 강화된 홈쇼핑 재승인 심사 기준을 넘겼다. 특히 이완신 대표이사가 전임 대표의 횡령ㆍ배임 유죄 판결과 최근 불거진 가짜영수증 사안 등 강화된 심사 기준에 문제될 만한 사안들이 있는 상황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재승인을 받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준법 및 사회공헌 강화 등 정공법을 택해 과락적용 항목인 공정거래 관행 정착ㆍ중소기업 활성화 기여 실적 및 계획의 우수성에서 기준 점수 이상을 획득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 평가 항목은 강화된 심사기준으로 전체 재승인 배점 1000점 중 230점을 차지하는데 절반이상 받지 못하면 재승인에서 탈락된다. 롯데홈쇼핑은 이 항목에서 절반 이상의 점수를 획득했고, 총 1000점 만점에 668.73점을 받아 재승인에 성공했다. 물론 최근 5년간 이뤄진 TV홈쇼핑 재승인 심사 중 가장 낮은 점수이다. 재승인 통과 기준은 총 650점이다.

롯데홈쇼핑 재승인 성공 비결은 준법 경영 및 사회공헌 강화가 꼽힌다. 올 3월 관련업계 최초로 성범죄를 전담해 처리하는 전문위원회 제도를 도입하는 등 준법 경영을 강화했다. 이는 무엇보다 이 대표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 이미지가 각종 악재로 추락한 가운데 법무와 감사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대표이사 직속의 준법지원부문을 신설하는 등 준법 경영에 초점을 맞춘 것이 이미지를 탈바꿈시켰다는 평가다.

롯데홈쇼핑은 파트너사 초청 상생간담회 등 현장 경영을 통해 협력과 소통에 나서고 있다. 사진=롯데홈쇼핑 공식블로그

여기에 이 대표는 파트너사 초청 상생간담회 등 현장 경영을 통해 협력과 소통에 나서기도 했다. 또 동반성장 펀드를 기존 1000억원에서 2000억원까지 두 배로 늘리는 등 중소기업 활성화 및 지원에 힘을 쏟았다. 이 대표의 이 같은 노력으로 롯데홈쇼핑은 강화된 심사 기준을 충족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 대표의 준법경영과 사회공헌 강화, 협력사 지원 강화 등은 뉴롯데 비전과도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해 4월 그룹의 새로운 비전 ‘라이프타임 밸류 크리에이터(Lifetime Value Creator)’를 선포하고 질적 성장으로 경영 패러다임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것에 부합되기 때문이다. 이는 이 대표 경영 방침이 중소기업과의 거래를 통한 외형 확장이 아닌 질적 성장을 통한 튼튼한 내실 다지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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