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vs 운용사 진검승부...차기 4년 운용권 놓고 금융투자업계 초미의 관심

42조원대 규모의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전담운용사 선정을 놓고 국내 증권사 및 자산운용사들 간의 치열한 진검승부가 벌어지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국토부 주택도시기금을 잡아라!"

금융투자업계가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운용권을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기금 규모만 42조원대 달하는 만큼 국내 금융투자업체들의 자존심이 걸려있다는 평가다. 

8일 국토교통부는 42조원대에 달하는 주택도시기금 여유자금을 전담해 운용하는 주택도시기금 전담운용기관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10일까지 금융투자업체들로부터 제안서를 받아 17일까지 정량평가를 거친 후 프레젠테이션를 거쳐 이달 말 안에 증권사와 운용사 한 곳씩을 선정할 방침이다. 

국토부가 운용중인 주택도시기금은 주택청약저축과 국민주택채권을 통해 조성된 자금이다. 현재 42조원에 달할 정도로 천문학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이에 2014년부터 전담자산운용제도(OCIO)를 도입해 4년 단위로 전담운용기관을 선정하고 있다.

제도가 도입된 첫해인 2014년에는 '1기 운용기관'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증권이 선정됐다. 두 업체는 6월 말 사업자 지위가 만료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체들은 이번 2기 운용사 선정에 사활을 걸고 있다. 1기 운용사였던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과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이 이미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을 포함해 삼성자산운용이 경합을 벌이는 모습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1기 전담운용사였던 미래에셋과 한국투자증권이 운용경험을 갖고 있다고는 하지만, 2기 선정 기준은 1기와 다른 만큼 금융투자업체들마다 자사의 강점을 내세운 전략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국토부는 이번 2기 운용사 선정 기준에 수익률을 강조했던 1기와는 다른 '협력' 부분을 추가했다. 1기 운용사 선정 당시 수익률 만을 강조한 나머지 부분에서 불혐화음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에 2기 운용사 선정 기준에는 펀드 관리, 리스크 관리, 자문, 상품발굴 능력 등 기본적인 분야 외에도 각 부분별 협력을 통해 전체 지금의 수익률을 향상시키는 전략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국토교통부가 밝힌 주택도시기금 2017년 실적.

금융권에서는 일단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4년간 주택도시기금을 운용한 경험과 함께 탄탄한 실적을 앞세우고 있다. 특히 국내 유일의 초대형 IB(투자은행)으로 지난해 11월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받은 만큼 어음을 통한 자금조달이 가능한 점도 장점이다.

반면 NH투자증권은 펀드·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판매량과 수익률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한국금융투자보호재단이 선정한 '2017 펀드 우수판매사 1위' 자리도 2년 연속 수상했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금융그룹 산하의 '은행'을 통한 안정적인 수익률 추구가 가능하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정부의 기금인 만큼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의 불안한 운용보다는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토부의 2기 주택도시기금 전담운용기관 선정은 결국 10일 마감되는 제안서 경쟁이 가장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라며 "기존 운용사들은 유지를 위해 경험을 내세우겠지만, 다양한 메리트를 강조한 후발주자들의 전략 역시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토부의 결정이 주목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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