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한예찬이 들려주는 광주 민주화운동, 그 진실한 이야기

▲한예찬 ▲가문비틴틴북스 ▲9800원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1979년 10월26일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한 뒤 보안사령관 전두환은 자신이 중심이 된 하나회를 이용해 12·12 군사 반란을 일으키고 군부를 장악한 다음 신군부의 실세로 떠올랐다. 그 후 전두환은 정국 운영에 방해가 되는 세력들을 제거하기 위해 1980년 5월 17일 24시 비상계엄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정치활동 금지령·휴교령·언론 보도검열 강화 등의 조치를 내린다. 

5월 18일 광주 지역 대학생들은 김대중 석방과 전두환 퇴진, 비상계엄 해제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일으킨다. 불법적인 수단으로 권력을 잡은 신군부는 부마 민주항쟁 때처럼 광주의 민주화 요구 시위도 강경 진압하면 잠잠해질 것으로 판단하고 공수부대 등의 계엄군을 동원해 광주의 민주화를 소망하는 시민들을 군화발로 무참히 짓밟았다.

사실 광주 민주화 운동은 인류 역사의 숭고한 가치로 승화시켜나가야 할 우리 모두의 소중한 유산이지만 학생들에게 들려주기에는 너무 무거운 소재가 아닐 수 없다. 

이에 한예찬 작가는 일본 소설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은 후 광주 민주 항쟁을 다룬 작품을 판타지로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작가는 부산에 살고 있는 현종이와 수빈이를 등장시켜 타임머신을 통해 1980년 5월 21일 광주로 가게 해 광주 민주화 운동을 체험하게 한다. 두 아이가 겪게 되는 광주 민주화 운동의 처참한 상황은 우리역사에서 그리 오래되지 않은 민족의 사실이다.

이 소설은 현종이와 수빈이가 스카우트 친구들과 함께 통영으로 캠프를 왔다가 길을 잃으면서 피아노 펜션이라는 곳에 우연히 머무르면서 시작된다. 

박카스 병을 통해 40년 전 광주에 사는 5학년 유지혜와 편지를 나누면서 현종이와 수빈이는 지혜가 광주 민주화 운동의 시간에 살고 있으며 엄마 아빠가 행방불명되어 곤경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알고 도와주어야겠다고 결심한다. 

이들이 타임머신을 통해 가게 된 판타지 공간은 광주 민주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현종이와 수빈이는 태권브이 삼촌을 따라다니며 시민군을 도우면서 처참한 현장을 목격한다. 

아이들은 광주 민주화 운동이 광주만의 역사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사이며 이 땅의 민주주의가 피와 땀의 열매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두 아이는 현실로 돌아왔을 때 빨리 친구들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어야겠다고 다짐한다.

아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현종이와 수빈이의 이야기를 통해 광주 민주화 운동의 의의를 다시 한번 깨닫게 될 것이며 나아가 소중한 역사를 자랑스럽게 여기고 민주주의 수호자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게 될 것임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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