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절감 공기윤활시스템 내세워 초대형 LNGㆍ컨테이너선 수주 공략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로에 위치한 삼성중공업 본사.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조선업계가 일감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이 친환경 기술로 초대형 선박 수주를 이어가며 실적 반등을 이룰수 있을까. 미국 항로가 확대되고 글로벌 해운시황이 개선되면서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여기에 무역보험공사가 올 하반기부터 선수금 환급보증(RG)발급을 재개할 예정이어서 안정적인 영업이 가능해졌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이 2년 전 글로벌 불황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올해 1분기 실적이 일감 부족으로 적자를 기록한 것.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1% 줄어든 1조2400억원, 영업이익은 478억원의 적자를 냈다. 당기 순이익도 59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원자재 인상으로 인한 비용 증가가 그 원인으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이로 인해 수주가 절실해졌다. 글로벌 불황 여파로 불어 닥친 매출 감소와 올 연말까지 끝내야 하는 구조조정 등을 감안하면 일감 확보로 이 난관을 뚫어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선사들의 발주가 해운시장 활성화로 잇따르고 있지만, 일감 부족을 메우기에 부족하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잇따른 FPSO(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 수주 실패는 뼈아픈 대목이다. 삼성중공업은 최근 현대중공업과 컨소시엄을 꾸려 입찰한 10억 달러 규모 아프리카 또르뚜(Tortue)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 FPSO 수주에 실패했고, 같은 규모의 북해 유전 요한스베드럽 2단계 건조 발주 역시 따내지 못했다. 

삼성중공업이 일감 확보를 위해 꺼내든 비장의 카드는 초대형 선박의 친환경 기술인 공기윤활시스템(SAVER Air)이다. 이 시스템은 연비를 절감할 수 있는 기술로, 선체 바닥 면에 공기를 분사하여 선체 표면과 바닷물 사이에 공기층을 만들어 선박의 마찰저항을 감소시킴으로써 연비를 향상시키는 기술이다. 

현재까지 이 시스템을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적용한 회사는 전 세계에서 삼성중공업뿐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글로벌 컨테이너선사인 MSC로부터 수주한 2만3000TEU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친환경 기술인 공기윤활시스템을 적용했다.

앞서 일본 미쯔비시 중공업이 2010년 이 기술을 저속선박인 블록 운반선에 처음 적용한 이래 연안여객선, 소형PC선(석유화학제품운반선)일부에 도입한 적은 있지만, 고부가 가치선인 컨테이너선과 LNG선 사례는 없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글로벌 컨테이너선사인 MSC로부터 수주한 2만3000TEU 초대형 컨테이너선(사진)에 공기윤활시스템을 적용했다. 사진=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초대형 선박을 수주할 가능성은 친환경 기술로 한층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연료절감 효과가 4% 이상 되는 기술이 LNGㆍ컨테이너선을 운영하는 글로벌 선사 입장에선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는 국제해사기구는 오는 2020년부터 모든 해역을 운항하는 선박 연료의 황산화물 함유기준을 강화하기로 한 배경이 크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살아나는 글로벌 해운 시황 추세에 현재까지 총 14척 일감을 확보한 상태다.

미국 가스 수출 증가로 미(美) 항로가 확대되고, 유럽 등 글로벌 경제가 살아나면서 해운시황이 개선되는 점도 긍정적이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셰일(LNG)가스를 발굴, 향후 중국 등 아시아 국가로 가스 수출을 증대할 예정에 있다.

무역보험공사(무보) RG 발급 재개 역시 일감 확보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무보는 올 하반기부터 삼성중공업을 포함, 대형 조선사에 RG 발급을 재개한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제때 건조하지 못하거나 중도에 파산할 경우, 금융회사가 선주에게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는 지급보증이다. 

통상 조선사는 RG가 발급돼야 수주 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데, 무보가 RG보증을 서면 발주처는 선발 발주 계약을 신뢰할 가능성이 커진다. 조선사 입장에서는 현재 거래하고 있는 금융기관 보증 이외에 또 다른 신용보증을 더하는 셈이어서 안정적인 수주활동을 가능케 해주는 면이 있다.

이에 대해 삼성중공업 측은 기술경쟁력으로 살아나고 있는 초대형 선박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민주신문과 통화에서 “앞서가는 친환경 기술로 LNG선 등 초대형 선박 시장에서 수주 물량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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