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대표적 짠돌이기업...지난해 15개 기업 과소배당 지적하기도 

저배당 기업들에 배당정책 강화 대책 요구에 나선 국민연금관리공단.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배당 제대로 하고 있습니까?"

증권가의 큰손으로 평가받는 국민연금이 남양유업과 현대그린푸드를 배당성향이 낮은 기업으로 지정(저배당 중점관리기업)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하기로 결정했다. 

2일 국민연금관리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는 지난 4월25일 회의를 열고 남양유업과 현대그린푸드를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배당에 대한 합리적인 정책을 공개하라는 국민연금의 요구에도 3년째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해당기업들의 배당정책에 대한 답변을 요구했으며, 다음 주총까지 배당정책에 변화가 없을 경우 다른 주주들과 함께 주주제안 등 의결권 행사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저배당 기업으로 선정된 남양유업과 현대그린푸드는 증권가의 대표적인 짠돌이 기업들이다. 두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코스피 상장사 평균에 한참 못 미친다. 한국거래소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법인(12월 결산법인 기준)의 지난해 평균 배당성향은 33.81%였지만, 두 기업들은 이보다 적게 배당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2015년 1조2150억원, 2016년 1조2392억원, 2017년 1조167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각각 201억원, 418억원, 51억원에 달했다. 하지만 남양유업의 2017년 배당성향은 17%였다. 2016년 2.3%에서 15%p나 늘었지만, 배당금 총액이 3년 연속 8억5470만원으로 동일하다. 2016년 대비 2017년 배당성향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당기순이익이 86.5%나 감소했지만, 배당총액을 그대로 유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그린푸드 역시 남양유업과 상황이 비슷하다. 현대그린푸드는 2015년 2조1128억원, 2016년 2조5217억원, 2017년 2조5340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며, 영업이익은 879억원, 1052억원, 871억원이었다. 하지만 현대그린푸드의 최근 3년간 배당성향은 평균 6%대로 배당금 총액 역시 52억~7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이들 기업들이 높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배당성향이 너무 낮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은 배당문제로 지난 2016년과 2017년 주총에서 두 회사의 재무제표 승인에 반대의사를 표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기업은 여전히 낮은 배당성향을 유지하면서 국민연금의 배당강화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다른 주주들과 연계한 의결권 행사 가능성을 내비치며 배당성향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두 기업은 탄탄한 실적을 기록하는 업계의 알짜배기 회사들로 배당을 더 할 수 있는 여유가 있음에도 쥐꼬리배당을 유지하면서 국민연금과 대립각을 펴고 있다"며 "강경책을 내비칠 정도로 불쾌감을 표한 국민연금이 어떤 행동을 취할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2017년 공개된 국민연금관리공단의 저배당 중점관리기업 명단.

한편 국민연금은 2016년 '배당 관련 기업과의 대화' 정책을 펼치면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 주도로 배당관리에 나선 상태다. 당시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저배당 기업에 더 많은 배당을 적극적으로 요구키로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내부 기준을 마련하고 전담팀을 꾸린 상태다. 이에 따라 저배당 기업에 대한 배당성향 강화 대책을 요구하고 변화가 없을 경우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하고 있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해 '과소배당' 문제로 15개 기업들의 재무제표 승인에 반대의사를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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