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무드 이동통신 불모지 북한시장 개척 잰걸음, 리더십 회복 기회

황창규 KT회장이 지난해 11월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린 KT 2017 파트너스 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2018 남북정상회담으로 북한의 이동통신사업이 새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남북화해 무드가  황창규 KT 회장의 기사회생 기회로 작용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황 회장이 최근 불법 정치자금 제공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 상처 난 리더십 회복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북사업 기대감이 재계에서 커지고 정부가 본격적인 남북경협 준비에 착수한 가운데 남북정상회담 생중계를 맡은 KT가 북한 시장 불모지 개척 가능성 높아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재계와 이동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스크래치 난 KT 황 회장의 리더십을 회복할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남북경협사업 기대감이 남북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커지고,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가 본격적인 남북경협 준비에 착수한 배경 탓이다. 이 때문에 북한 이동통신사업은 관련업계 새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KT는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2000년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1차 남북정상회담,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2차 남북정상회담 등의 통신 지원을 맡은 바 있어 관련업계에서는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여기에 1971년 남북직통전화개설과 2005년 분단 이후 최초의 판문점에서 남북 간 광통신망 연결을 하는 등 북한과 관련된 이동통신사업 실적도 관련업계 전망을 뒷받침한다.

북한 불모지 이동통신시장

북한 이동통신시장은 불모지란 평가가 지배적이다. 2500만명의 인구 중 400만 가량만 휴대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 남북해빙 무드로 북 이동통신 시장이 열린다면 포화된 국내 이동통신업계에서 봤을 때 불모지나 다름없는 매력적인 새 시장이다.

한국 통계청이 지난해 말 발표한 북한 통계에 따르면 2016년 북한 휴대전화 가입자 수는 전년대비 11.4% 증가한 361만 명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휴대폰 가입자 증가세를 감안하면 현재 가입자 수는 400만명 안팎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북한 무선통신시장은 2008년 이집트 오라스콤이 북한과 합작으로 고려링크라는 이통통신회사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첫해에는 가입자 수가 9만1000명에 불과했지만, 2013년 5월 200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 중이다. 남북해빙모드로 열리려는 북한 시장은 국내 통신사들에겐 신규 사업 기회로 여겨진다.

KT는 2018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2000년 김대중 대통령-김정일 위원장 1차, 2007년 노무현 대통령-김정일 위원장 2차 남북정상회담 통신 지원을 맡은 바 있다. 사진=KT 공식 블로그

황창규 회장 리더십 회복 기회

이런 가운데 최근 경찰조사로 체면을 구긴 KT 황 회장은 리더십 회복 기회를 맞은 것으로 해석된다.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의 봄이 시작되면서 남북경협 사업재개시 북한 새 시장 개척을 통해 CEO 리더십을 되찾을 기회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황 회장은 최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로부터 2014년부터 2017년사이 법인자금으로 국회의원 90여명에게 모두 4억3000여만원을 불법 후원한 혐의로 수사를 받아 리더십에 상처를 입었다. 적자였던 KT를 지난해 흑자로 돌아 세우고 연임에 성공했지만 이번 경찰 조사로 타격을 입은 것이다.

경찰은 앞서 지난해 말 KT 임원들이 상품권을 이른바 카드깡 형식으로 현금화한 뒤 이를 국회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 소속 의원들에게 후원금 형식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단서를 포착한 바 있고, 황 회장은 지난 17일 경찰에 출두해 관련 혐의를 모두 부인한 바 있다.

한편, 황 회장이 재계 내노라는 CEO로서 남북경협 시대를 맞아 호재의 기회를 살릴지는 지켜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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