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억 대북 공사 경험, 낙후된 북측 SOC에 도로ㆍ교각 시공 강점 부각

현대건설이 지난달 분양한 김포 힐스테이트 리버시티 견본주택(왼쪽)과 HDC현대산업개발이 화성 동탄2신도시 A99 B/L에 짓고 있는 아이파크 현장.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남북 해빙무드로 건설업계 훈풍(薰風)이 부는 가운데 현대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의 대북(對北) 경협사업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남북경협사업 경험이 풍부하고, 현대산업개발은 낙후된 북한 SOC(사회간접자본)분야에서 관련 사업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남북 경협사업의 분수령은 2018 남북정상회담이 될 전망이다.

24일 건설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코앞으로 다가온 4월 2018 남북정상회담 분위기가 무르익어 가면서 남북경협사업에 대한 물꼬가 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비핵화 및 평화협정 체결이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뤄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남북 화해의 상징인 개성공단을 폐쇄한지 2년 2개월 만이다. 무엇보다 평화협정에 종전(終戰)의 의미를 담고 있어 남북경협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남북경협사업은 2018 남북정상회담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북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에 이어 낙후된 SOC 재건을 위해 남북경협사업을 재개, 활성화할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남북경협사업은 민간공사도 공공공사도 아닌 제3의 정치적 성격의 프로젝트 성격이 강해 한반도 정세 맞물려 가는 경향이 있다.

남북경협사업 활성화가 이처럼 커지면서 건설업계 기대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건설사 중에서는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이 남북 해빙무드에 수혜 받을 기업으로 꼽힌다.

우선 현대건설은 대북사업 경험이 풍부한 건설사다. 이 건설사는 북한에서 평양 유경 정주영 체육관과 대북 경수로 사업 등 총 7000억원 가량의 공사를 진행했다. 여기에 금강산 관광을 진행하는 현대아산의 지분을 7.5% 보유한 2대주주이어서 남북경협사업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현대아산 역시 남북 해빙무드에 금강산 관광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이를 반영하듯 증권가도 현대건설이 수혜를 볼 건설사로 점치는 모습이다. 키움증권 라진성 연구원은 최근 리포트를 통해 “현대건설은 대북사업의 시작과 끝을 책임질 건설사”라며 “남북 경제협력사업에 대한 실질적인 수혜를 볼 것이다”고 진단했다. 또 라 연구원은 남북 경제협력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북한에서 도로 건설사업이 추진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내다봤다.

2018 남북정상회담이 오는 27일 열리는 판문점 평화의 집 전경. 사진=통일부

또 다른 건설사로는 현대산업개발이 부상하고 있다. 범 현대가이면서 도로, 교각, 항만 등 SOC실적이 건설사 중 수주 물량이 가장 많다. 여기에 통일의 관문인 경기도 파주 인근에 약 15만평 규모의 토지를 보유하고 있어 남북경협사업이 본격화되면 향후 개발로 큰 이익을 낼 가능성도 점쳐진다.

무엇보다 도로, 교각 공사에서 시공 강점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 북측이 낙후된 SOC를 재건할 시 정치적 성격을 띤 프로젝트 성격을 감안하면 시공권 1순위로 부각되기 때문이다. 201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도로 총 연장은 2만6114km로, 이 중 고속도로는 727km로 한국의 도로총연장 10만 5703km, 고속도로 4,044km에 비해 각각 24.7%, 17.9%에 불과하다. 또 북한 도로는 질적인 면에서 고속도로를 제외한 도로 포장률이 10% 미만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선도로 대부분은 왕복 2차선 이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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