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공개 사과는 꼼수, 사태의 심각성 아직 못 깨닫은 듯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정의당 상무위원회에서 이정미 대표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남재균 기자]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태를 계기로 오너 일가의 부당행위에 대한 직원들의 잇따른 제보가 줄을 잇는 상황에서 조양호 한진그룹이 공개 사과를 했다.

조 회장은 조현민 전무에 대해 대한항공 전무직을 포함해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토록 하는 한편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도 현재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하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 회장의 사과는 법적 처벌을 막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비등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사정당국이 내사에 착수하자 마지못해 발표한 사과문이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기에는 아직도 멀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조 전무의 이번 폭력사건을 비롯한 항공법 위반, 조씨 일가의 밀수행각, 호텔공사비 30억 횡령 등 드러난 혐의만 보아도 이미 이들은 재벌일가가 아니라 범죄소굴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메일 사과나 두 딸의 경영일선 후퇴로는 무마될 수 없는 일이며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일이다”고도 덧붙였다.

조양호 회장이 전문경영인 체제와 준법위원회 구성등을 통해 재발방지를 약속한 것에 대해서도 “꼼수는 안 통한다. 이제 직원들은 더 이상 조 씨 일가의 하인들이 아니며, 자신들이 받은 부당한 대우를 남김없이 밝힐 기세이다”며 “족벌경영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는 것은 조씨 일가가 아니라 투자자이고 주주들이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조 회장이 이들에게 해야 할 진정어린 사과는 가족경영의 포기이고, 수사에 착실히 임하는 것이다”며 “정의당은 자질 없는 총수 일가가 경영권을 독점하는 전근대적 경영이 이참에 종식될 수 있도록 법제도 정비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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