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정상화 잰걸음 신용등급 회복 절실…관건은 실적 쌓기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2016년 3월 서울시 중구 다동 대우조선해양 서울사무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영정상화와 향후 계획 등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글로벌 해운업계 선박 발주 움직임이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가운데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실적에 힘입어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 연임은 6년 만에 흑자전환을 이뤄내고, 성실한 구조조정 자구안 이행이 그 비결로 꼽힌다.

하지만 정 사장이 넘어야 할 숙제는 남아 있다. 그것은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다. 혹독한 구조조정과 잇따른 수주로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지만, 높은 금융여신 비중으로 신용등급이 바닥이다.

관건은 실적 쌓기에 달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오는 2020년까지 요구한 자구안을 이행하면서 독립된 기업 경영을 이뤄내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조선업계에 따르면 4연임을 이뤄낸 정 사장의 어깨가 가볍지 않다. 2011년 이후 6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고 최근 잇따른 수주 소식에도 신용등급은 제자리에 머무는 등 조선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서 정상화는 아직 멀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 신용등급은 조선 빅 3사 중 제일 낮은 CCC다. 이 신용등급은 원리금 지급에 관해 현재 불안 요소가 있고, 채무불이행의 위험이 매우 큰 상태로 회사채 발행도 어렵다.

올해 1분기 누적 수주 2조원을 돌파해 무술년 전체 매출 목표의 34%를 달성하고 그 동안 연속 적자로 인해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 것도 해제됐지만 여전히 신용등급은 바닥을 맴돌며 요지부동이다.

부채비율도 획기적으로 줄었다. 2016년 말 2185%였던 부채비율은 2017년 말 281%로 대폭 감소했다. 2015년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한 인건비 등 원가 절감 노력과 효율적인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등 자구계획을 철저하게 이행한 덕이다.

반면 여신 비율은 9.2%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여신비율이 높은 것은 최근 수년간 글로벌 해운업계 침체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운영 자금을 수혈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채권단으로부터 2조9000억원 가량의 자금을 수혈 받은 가운데, 현재 7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사용됐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상황이 이렇다보니 4연임에 성공한 정 사장 입장에서는 기쁨보다 기업 정상화가 더욱 중요해졌다. 앞으로 남은 2년간 자구안 이행 기간 부실을 털어내 여신 비중을 낮춰 최종적으로 신용등급회복을 통해 스스로 자금 마련하는 것이 절실해진 것이다.

관건은 실적 쌓기다. 우선 올해 출발은 긍정적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총 17척, 22억 달러를 수주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2배 증가한 수치다.

당분간 이 같은 흐름은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해운업계가 오는 2020년 강화된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시행을 앞두고 선박 발주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측도 실적을 통한 기업 정상화를 추구하는 입장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민주신문과 통화에서 “충실한 자구안 이행과 선박 수주를 통한 실적으로 기업 정상화를 이뤄낼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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