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의 1위 에이스침대 관리종목 지정, 사무용가구 강자 퍼시스 불성실공시법인 수모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자 건재·인테리어업체들의 실적이 악화되고 있다. 왼쪽부터 한샘 상암동 사옥, LG하우시스 충북 옥천 공장, KCC 서초사옥.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春來不似春(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

건자재 업체들과 인테리어 업체들이 최근 이 말을 곱씹고 있다. 이사와 결혼이 봄에 몰리는 만큼 성수기를 기대했지만, 되레 업계에는 찬바람이 불고 있기 때문이다. 

건자재·인테리어 업계는 앞서 3~4년 동안 따뜻하고 풍요로운 봄을 지내왔다. 건설·부동산 경기가 호황기를 맞으면서 후방산업인 건자재·인테리어 업계 역시 높은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다양한 정책들을 쏟아내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이에 따라 건자재·인테리어 업계 역시 직격탄을 맞고 있다. 성수기에 위기를 맞게된 건자재·인테리어 업계를 살펴봤다. 

영업이익 반토막 한샘 영업환경 악화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샘은 지난 1분기에 467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대비 5.5% 줄어든 규모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그야말로 반토막이 났다. 2017년 1분기 408억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올해 1분기에는 178억원으로 쪼그라들었기 때문이다. 

한샘은 건자재·인테리어 업계의 대장주로 불린다. 내집 꾸미기 열풍을 타고 2013년 이후 매년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지난해에도 업계 최초로 연매출 2조원을 돌파하며 단 5년 만에 회사 규모를 2배 이상 키웠다. 

그러나 지난해 말 사내 성폭행 문제 등의 악재가 겹치면서 성장세가 꺾이고 있다. 특히 끝없이 이어질 것 같던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면서 한샘의 실적이 그야말로 곤두박칠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부동산 경기 위축에 따라 주택거래량이 줄어들면서 후방산업인 건자재 및 인테리어업계 역시 매출액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며 "인테리어 및 건축자재에서 주로 매출을 올리는 한샘의 영업환경이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경쟁업체들이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한샘의 위기는 가중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서울 외곽에 대형매장을 선보이며 거점영업을 유지해왔던 이케아가 최근 도심형 매장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인테리어업계에서는 이케아가 한샘 방식의 구역별 매장을 도심 내에 잇달아 선보일 경우 가구 및 인테리어 업계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건재강자 LG하우시스, KCC도 주가 하향

건자재업계 역시 한샘이 비슷한 상황이다. 건자재 업계의 대표기업들인 LG하우시스와 KCC의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서다. 아직까지 해당 기업들의 1분기 실적보고서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증권가에서는 부동산 경기가 위축된 만큼 건자재 업체들의 매출액도 상당한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목표주가를 내리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최대 건자재 업체인 LG하우시스의 주가는 지난 3월26일 7만6300원을 기록하며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9만8700원을 찍으며 10만원선을 넘봤지만 불과 3개뭘만에 주가가 20% 넘게 빠진 셈이다. 4월 들어 주가가 회복되고 있지만 아직 9만원대를 회복하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하나금융투자 등 금융권은 LG하우시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0만원을 하향조정하기도 했다. 

KCC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 1월30일 42만원대를 돌파하며 주목을 받았지만, 3월말에는 33만원대를 내려앉았다. LG하우시스와 마찬가지로 4월 들어 주가를 다시 회복하고 있지만 아직 30만원대 언저리에서 움직이는 모습이다. 

건자재 업계에서는 대표기업들의 주가가 부진한 이유를 정부 정책에서 찾고 있다. 한 건재업체 관계자는 "4월은 결혼과 이사가 집중되는 성수기인데, 올해에는 정부가 부동산시장에 강력한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주택 거래 자체가 줄어들었다"며 "주택거래가 준 만큼 인테리어 수요도 격감해 영업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일부 가구 업체들은 공시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주식 거래 물량이 부족해 금융당국의 규제를 받고 있다.

침대업계 1위 에이스침대는 상장법인이 갖춰야할 최소한의 주식 유동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됐으며, 사무용 가구 1위 기업인 퍼시스는 현금배당 결정을 뒤늦게 밝히면서 불성실공시법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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