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582건 발생…선원 안전 교육 강화에 최선을 다해야

해경은 지난 3일 오전 2시 41분께 경남 거문도 해상에서 바지선에 인양한 근룡호를 11:40분께 완도해경 전용부두에 계류하고 선체 고정을 마치는 한편 드론 등을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시리도록 아픈 4년의 세월이 흘렀다. 봄을 알리는 벚나무의 꽃이 피고 지기를 네 번, 304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국민 모두의 가슴에 묻은 그 날이 어김없이 봄과 함께 돌아왔다.

16일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전국이 추모의 분위기로 엄숙하다. 다시는 가슴 아픈 참사를 되풀이 하지 말자고 정부와 해당 기관과 국민은 약속했으나 4년이 지난 지금 오히려 해양사고는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최근 레저인구가 증가와 함께 낚시어선의 이용객들이 증가하고 있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해양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안전 불감증이 해양사고의 고질적인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 발생하고 있는 많은 해상사고 역시 대부분 안전 불감증으로 인한 ‘예고된 인재(人災)’다. 전문가들은 안전 불감증과 관행적인 안전 매뉴얼 무시, 허술한 사고 대응 체계 등을 전형적인 후진국형 참사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얼마 전 급유선의 전방 주의 의무 소홀과 낚싯배의 과당경쟁이 빚은 인재였던 인천 영흥도 낚싯배 전복 사고로 15명의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이 또한 해경의 부실한 구조가 가장 큰 문제로 제기됐던 전형적인 후진국형 사고였다. 

또한 지난 12일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매물도 인근 해상에서 화물선과 어선의 충돌 사고 역시 안전 불감증이 낳은 인재로 드러나 세간의 충격을 주고 있다. 해경 조사결과 사고 당시 조타실에 있던 화물선 선장은 진도 VTS로부터 어선을 피하라는 6차례의 변침 지시를 받았으나 응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고 교신채널을 제때 변경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난 달 31일 400여 명의 승객을 태우고 독도에서 울릉도로 가던 여객선이 침수돼 자칫하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을 맞기도 했다.

불과 4년 전 안타까운 304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크고 작은 해상사고는 끊이질 않고있다. 

16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발표에 의하면 국내 해양사고는 2012년 1573건에서 2013년 1093건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2014년 이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해상사고는 2014년 1330건, 2015년 2101건, 2016년 2307건, 2017년 2582건으로 집계됐다. 

인명피해(사망·실종) 역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2015년 100명, 2016년 118명, 2017년 145명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 5년 동안 해양사고와 관련된 선박 중 어선이 7222척으로 67.7%에 달했다. 이어 기타(수상레저선박·유도선(13인 미만)·항만작업선 등) 1859척(17.5%) 화물선 115척(5.4%) 예인선 442척(4.1%) 유조선 308척(2.9%) 여객선 257척(2.4%)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2013년 1093건이었던 해양 선박 사고가 지난해 2582건까지 늘어났는데 이는 전년 대비 255건(11.9%↑)으로 증가한 수치다. 이에 따른 사망·실종자는 총 145명(어선 100명·비어선 45명)으로 집계됐다.  

3일 해양수산부 중앙해양안전심판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발생한 해양사고는 2582건으로 전년대비 11.9% 증가했다.

지난해 해양 선박 사고가 폭증한 원인에 대해서는 레저인구와 낚시어선 이용객이 급격히 증가하고 이때문에 레저선박과 낚시어선의 사고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레저선박 사고는 2016년보다 총 134건 증가(449건)했고 낚시어선 사고도 총 66건 증가(223건)했다. 

지난해 발생한 해양 선박 사고로 사망·실종자는 2016년 대비 22.9% 증가(118→145명)했고, 스텔라데이지호 사고(실종 22명)와 영흥도 낚시어선 사고(사망 15명) 등 대형 인명사고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해 발생한 해양 선박 사고 중 어선사고가 1778건으로 전체의 68.9%를 차지했다. 어선사고 중에서도 기관손상으로 인한 사고가 2016년보다 6.5% 증가한 31.3%(557건)를 차지했다. 비어선에서도 기관손상 사고가 35.0%(281건)로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다. 

사고원인으로 단순 기관고장 등을 제외하면 경계소홀 등 인적과실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선박사고에 대한 종사자들의 안전의식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여객선 사고는 2016년보다 34% 감소한 41건으로 집계됐다. 여객선 사고로 인한 사망·실종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양 안전관리를 책임지는 해수부는 이번 통계 분석결과를 토대로 해양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연안여객선 안전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이달 2일부터 18일까지 관계기관 합동으로 여객선 항해장비 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국민안전감독관이 비노출 방식으로 안전점검을 실시해 개선사항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의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는지 확인하고 선원들의 체계적인 안전 교육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배천직 행정학 박사는 “선박 사고 이후 정부가 여러 대책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되거나 지켜지고 있는지 세부적으로 꼼꼼히 따져보고 점검해야 한다. 후속 조치들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는다면 어선 사고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배 박사는 “해상 안전사고는 사소한 것을 소홀하게 여기는 것부터 발생한다. 선원들의 체계적인 안전 교육과 훈련이 필요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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