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FN executive 부사장

“오직 그대 곁에 머물고 있는 사랑하는 내 마음~”

‘님의 향기’라는 노래다.한 때 뜨겁게 밤을 새워가며 노래방을 달구었었는데도 불구하고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애련(愛戀)한 가사는 빗물처럼 마음을 적셨다. 얼마나 좋은 향기를 풍기기에 상대방이 늘 그대 곁에 머물고 싶다고 했을까?

인재(人材)는 달리 말하면 탁월한 개인 브랜드이고 그 사람이 뿜어 내는 남다른 향기다. 그 향기는 실력이라고 하는 기능적인 가치와 느낌으로 다가오는 정서적 가치가 잘 버무려 질 때 독특해 진다. 이른바 진국, 엑기스 등이 동의어다. 이러한 개인 브랜드 향기는 실제 후각을 자극하는 오감의 향기와 밸런스를 이룰 때 그 매력은 극대화 될 것이다. 그러나 신은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주지 않는다.

지인 중에 한 사람이 그랬다. 그는 기능적 가치와 정서적 가치를 겸비한 향기 품은 인재다. 그러나 담배를 피웠다. 담배 냄새가 인품의 향기를 지워버린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누군가 향기의 반대말은 담배라고 했다. 사람이라는 브랜드로 치자면 담배는 개인 브랜딩을 방해하는 주범이라는 해석이 억지는 아닐 듯싶다. 이런 정도라면 금연은 퍼스널 브랜딩 실행에 있어서 현실적인 첫 관문일 듯싶다. 

브랜딩은 상징이라는 꽃을 피우는 작업이다. 나만의 멋진 슬로건의 꽃, 척 보면 심쿵하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심볼의 꽃, 듣기만 해도 목소리의 주인공이 누군지를 알 수 있는 사운드의 꽃까지. 요즈음은 이러한 상징에 후각의 상징을 더한다. 향수 같은 향기를 품어야 한다는 말인데 바로 향기 마케팅이다. 향기 브랜딩은 베이커리의 빵 냄새, 커피 향 짙은 카페에서 그리고 인테리어 샵에 이르기 까지 우리 생활 주변에서 밀접하게 전개되고 있다. 퍼스널브랜딩도마찬가지다.

어느 날 그 지인이 장문의 문자를 보내왔다. 처음에는 슬픈 이별 사연인줄 알았는데 다름아닌 담배와의 이별이란다. 향기가 풍기는 개인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다짐이었다. 유머러스 하기도 하지만 진정성이 있기에 소개한다.

당신(담배)에게

새해가 시작된 어느 날 밤, 나는 당신을 떠밀었습니다. 얼음 둥둥 차디찬 한강 속으로 말입니다. 당신은 불꽃을 머금은 채 입수했습니다. 마치 지는 낙엽을 슬로비디오로 보는 것 같았습니다. 조각배가 어슬렁거리다가 당신을 받을 수 도 있었을 것이나 조각배는 없었습니다. 우리 사이는 여기까지였습니다.

이별의 이순간에 당신과의 첫 만남이 생각나는 것은 아픔입니다. 군대에서였죠. 한바탕의 얼차려가 끝나고 난 후,무기력감에 정신이 반은 나가있었던 그 순간에 당신은 나에게 다가왔지요. 그 이후로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괴로울 때나 즐거울 때나 늘 함께 했는데 어느덧 40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당신은 선물이었습니다.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그 표현을 빌어 전해봅니다. 프란츠는 사비나를 이렇게 생각했다지요. 

“중요한 것은 그녀가 그의 삶에 각인해 놓았던 황금빛 흔적, 마술의 흔적이었다. (……) 그의 자유와 새로운 삶이 부여한 이 예기치 못한 행복, 이 편안함, 이 희열, 그것은 그녀가 그에게 남겨준 선물이었다.”

이제 당신의 그 흔적을 지우렵니다. 더 이상 당신을 담당할 자신이 없어졌습니다.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안녕, 내 사랑 담배.

No Smoking, Yes Branding.
금연은 곧 향기를 솔솔 풍기는 개인 브랜딩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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