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코스닥 상륙, 회계투명성 불거져 9개사 상장폐지...다른 14곳도 울상

지난 9일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 중국기업 완리. 완리는 지난 2011년 한국증시에 입성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증권가에 중국계기업에 대한 투자주의보가 내려졌다.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들이 최근 잇달아 상장폐지 되면서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증권가에 따르면 지난 1월 중국기업 차이나하오란이 상장폐지 된데 이어 최근에는 완리까지 상장폐지 심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기업은 과거 높은 성장성에 따른 실적 기대감으로 국내 증시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회계투명성 이슈가 불거진 후 잇달아 상장폐지 수순을 밟으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중국기업들은 2007년 중국 화풍방직이 국내 증시에 처음 입성한 뒤 현재까지 총 23개 회사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됐다. 

가장 최근에 상장 폐지 논란이 일고 있는 곳은 코스닥 상장사인 완리다. 완리는 지난 9일 지난해 감사보고서에 대해 '의견 거절'을 받았다고 밝혔다. 사유는 '감사범위 제한'이었다. 

회계법인이 감사보고서에 대한 의견을 거절하자 한국거래소는 완리의 장내 매매거래를 정지시키고 상장폐지 사유 발생을 공시했다. 이에 따라 완리는 18일까지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상장이 폐지된다. 

사실 완리는 과거에도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 통보를 받은 바 있다. 중국 5대 타일업체로 알려진 완리는 2011년 6월 코스닥에 입성했는데, 2016년 감사보고서 제출당시에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 통보를 받았았다. 이후 재검사를 신청해 '한정' 의견을 받으며 퇴출위기에서 벗어났다. 

문제는 완리의 행보다. 완리는 감사보고서에 대한 '의견 거절' 통보를 받은 9일 최대주주를 대상으로 두 차례에 걸쳐 536억6442만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한다고 밝혔다. 최대주주의 대여금을 상계하기 위해서라는 게 완리의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해 9월 말 기준 완리는 787억원대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지나치게 많은 전환사채를 발행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현재 완리의 시가총액은 480억원대 정도인데, 이번에 발행되는 전환사채 규모가 540억원대에 달한다"면서 "이 전환사채가 이후 주식으로 전환될 경우 기존 주주들은 순식간에 지분이 1/2로 줄어들게 되기 때문에 주가에 큰 타격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증시에 입성한 후 상장폐지된 중국기업들. 출처=한국거래소

완리 외에도 국내 증시에 입성했던 중국기업들은 잇달아 증시에 퇴출되고 있다. 지난 1월 말 매매거래가 정지된 중국 제지업체 차이나하오란은 자회사의 사업 관련 현황을 늑장 공시하면서 한국거래소의 지적을 받았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차이나하오란의 개선계획서를 제출받아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한 결과는 다음달 2일에 나오며 결과에 따라 상장이 폐지되거나, 개선 기간이 부여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지난해에는 중국원양자원이 감사 의견 거절로 증시에서 퇴출됐다. 또한 웨이포트는 자진해서 상장을 폐지했다. 또한 3노드디지탈과 연합과기, 중국고섬 등 총 9개 기업이 상장폐지 수순을 밟았다. 

중국기업들의 상장폐지가 잇다르자, 투자자들은 아직 증권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14곳의 중국기업들에도 우려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아직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14곳의 중국기업들은 대부분 공모가격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그래서일까. 최근에는 중국기업들의 한국 증시 입성도 줄었다. 2016년만 해도 6개사가 상장됐지만, 지난해에는 단 1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11월에는 상장을 준비하던 중국기업이 심사를 자진 철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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