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삼성-신한, 관료출신 압도적 VS 하나-우리, IT경영전문가 영입 청신호

카드업계가 지난달 주주총회를 거쳐 사외이사를 선임한 가운데 엇갈린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지난달 슈퍼 주총데이를 거쳐 선임된 카드업계 사외이사들의 면면이 엇갈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신규 사외이사에 관료 출신을 선임한 곳이 있는 반면, ITㆍ경영 전문가를 영입해 금융 전문성을 더한 곳도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사외이사 관료 출신 비율이 평균 35%를 넘고, 최대 75%까지 이르는 등 외풍(外風) 바람막이용 사외이사 선임이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올해 카드업계 사외이사 선임은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비씨, 삼성, 신한, 하나, 현대, KB국민카드 등 신용카드사 7곳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신규 또는 재선임된 사외이사는 총 31명이다. 이 가운데 관료 출신은 11명으로 35.5%이다. 이는 은행, 증권 등 금융업권을 통틀어 가장 높은 수치로, 카드업계가 바람막이용 사외이사 선임이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오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와 반대로 일부 카드사에는 IT시대와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선임해 눈길을 끈다.

우선 올해 관료 출신을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한 카드사로는 롯데, 삼성, 신한카드이다. 이 가운데 관료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롯데카드다. 사외이사 4명 중 3명이 관료 출신이다. 관료 출신은 새로 선임된 서석희 전 공정위 약관심사과장과 조현관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변재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외이사로 적을 두고 있다. 비 관료출신은 김인석 고려대 교수 한명 뿐이다.

삼성카드는 절반 이상이 관료 출신으로 채워졌다. 사외이사 7명 중 4명이 관료 출신이다. 올해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린 인사는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와 최규연 전 조달청장,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 출신 박종문 법무법인 원 대표이사이다. 전체 사외이사 비율로 보면 57.1%다.

신한카드 역시 4명의 사외이사 중 절반이 관료 출신이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새로 선임된 관료 출신 사외이사는 김성렬 전 행정자치부 차관이다. 이성한 사외이사는 재선임됐다. 이 사외이사는 기재부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대책본부 본부장을 역임한 관료 출신이다.

반면, IT시대 도래에 맞춰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를 선임한 카드사도 있다. 하나ㆍ우리카드가 대표적이다.

하나카드는 올해 신규 사외이사로 IT전문가 송정희 한양대학교 소프트웨어융합대학 특훈교수를 선임했다. 송 이사는 삼성전자 선임연구원 출신 IT전문가다. 또 김준호 전 하나은행 리스크관리본부 부행장보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해 금융 전문성을 더했다.

우리카드는 노승재 전 동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김흥석 전 국민은행 자본시장본부 본부장, 강윤석 전 삼일회계법인 상무 등을 신규로 선임, 사외이사 역할에 힘을 줬다.

노 사외이사는 국민은행 국제금융부장, 삼성증권을 거쳐 동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로 활동하는 금융 전문가이고, 김 사외이사는 1995년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톤은행에서 경력을 쌓은 금융 베테랑 출신이다. 강 사외이사는 회계 분야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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