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10만원 미만 50%, 생계비 30만원·의료비 최대 100만원 등 지원

서울시는 폐지수집 노인들의 심리 상담을 시범 실시한다. 주위 냉대로 대인관계 형성 기회가 적은 폐지수집 노인의 심리적 박탈감과 우울증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시어르신상담센터와 연계해 심리상담과 치료를 실시한다.

[민주신문=이승규 기자] 전국적으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노인들이 15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중 폐지수집 노인들의 과반 수 이상이 월 10만 원도 못 버는 것으로 조사돼 심각한 생활고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서울시는 10일 폐지수집 노인들을 위기 상황에서 보호하기 위해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생계비 30만원·의료비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폐지수집 어르신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시는 지난해 9월 서울 24개 자치구 관내에서 활동하는 만 65세 이상 폐지수집 노인 2417명을 조사한 결과 만 76세 이상이 74.5%(1799명)를 차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시내 폐지수집 노인 중 기초생활 수급자(차상위 포함) 비율은 35%(845명)였다. 폐지수집 노인의 50%(1,207명)는 1인 가구였다.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소하고자 폐지수집을 한다고 응답한 노인이 82.3%였고 이마저도 월수입이 10만원 미만이라고 응답한 노인이 절반 이상(51.9%)을 기록했다. 

최근 폐지가격이 대폭 하락해 폐지수집을 통한 폐지수집 노인들의 수입이 줄어들었고 줄어든 수입은 식비와 의료비 등 폐지수집 노인들의 필수적인 비용들과 생활비에 충당하기에도 부족하다. 

더욱이 거동이 불편함에도 폐지를 모으려 새벽 등 야간에 수거를 하거나 인도가 아닌 차도로 통행하는 등 교통안전에도 매우 취약한 실정이라 무엇보다도 이들에 대한 종합적 돌봄 지원방안이 시급한 시점이다.

시는 이에 따라 시내 각 동주민센터가 관리하는 폐지수집 노인에게 특별 지원으로 생계비와 의료비, 주거비를 지급한다. 또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생계, 일자리, 돌봄, 안전 등 4대 부문에 걸친 ‘폐지수집 어르신 지원 종합대책’을 마련했고 우선 소득 재산 조회와 사례 회의를 거쳐 1인 가구 기준 30만원, 의료비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853명을 선정해 월 5만~7만5000원의 임대료를 지원하고 ‘희망의 집수리’ 사업과 연계를 통해 300가구에 도배 장판을 해주기로 했다. 더불어 광역푸드뱅크센터 ‘희망마차’ 사업을 통해 매년 6개월간 월 1회 3만~4만원 상당 식료품과 생활용품을 지원하기로 했다.

시는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는 노인들을 위한 일자리를 일자리 지원 방안도 제공한다.

우선 노인 건강과 적정 소득을 고려해 1일 2~3시간 근로로 최소 월 27만원을 보장하는 취약계층 말벗활동(노노케어), 공공시설 봉사활동, 제품 포장 등 노동강도가 낮은 공공일자리사업 참여를 유도한다. 아울러 폐지수집 관련 시장형 일자리를 올해 7개구 537명에게 제공해 안정적인 수입은 물론 월 최대 22만원 보조금을 지원한다.

또한 주 3회이상 노인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심리 상담을 통해 정서적 안정까지 도울 계획이다. 더불어 독거노인들을 위해 자치구별 노인복지관 등에 소속된 독거노인생활관리사가 직접 주 3회 이상 안전을 확인한다.

전국적으로 폐자원을 수거하는 노인들은 15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 오토바이를 개조한 리어카로 폐지를 싣고 가고 있다.

이와 함께 폐지수집 노인 안전 보장에도 힘을 기울일 예정인데 폐지수집 활동 중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와 교통사고를 막기 위해 민간기업과 협력해 안전용품을 지원한다. 주된 생계 수단이 폐지수집인 만큼 폐지수집 노인 2417명에게 야광조끼, 야광밴드, 방진 마스크, 손수레 등을 지원해 안전을 돕고 교통안전 교육도 벌일 방침이다.

또한 시는 폐집수집 노인의 주요 활동구역인 고물상 주변 등에 교통 안전시설물을 설치해 보행 안전을 확보하고 시내 752개 고물상 주변을 현장 조사해 경찰청 협의를 거쳐 시설물 설치 지역을 선정한다. 이렇게 다음달부터 예산 1억원을 들여 무단횡단 금지시설, 횡단보도 집중조명, 노면 표시 등 시설물 설치를 추진한다. 

시는 “지원 후 지속적인 사례관리와 모니터링으로 폐지수집 어르신 비율의 감축을 유도해 향후 어르신이 폐지를 줍지 않아도 기본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서울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인철 서울시 복지본부장은 “어르신이 생계 곤란으로 안전 사각지대인 폐지수집에 나서는 현실은 고령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다. 폐지를 줍지 않아도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미래를 위한 거시적인 지원으로 어르신이 거리가 아닌 일상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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