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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인문학 지상중계]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 "도시 건축주는 국민"“도시는 살아 숨 쉬는 생명체, 다양성 반영된 건축물 필요”
  • 허홍국 기자
  • 승인 2018.04.10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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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가 지난 5일 교보생명 대산문화재단에서 마련한 건축 인문학 첫 강연을 하고 있다.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도시 건축주는 국민이다.”

케이블방송 tvN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2에 출연하면서 유명인사가 된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가 지난 5일 교보생명 대산문화재단에서 마련한 건축 인문학 첫 강연에서 강조한 말이다.

유 교수는 최근 의뢰 받은 학교 등 공공기관 건물을 자연과 함께하는 환경 조성 설계에 방점을 찍으려 했다. 하지만 교육부 직원의 반대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안타까움을 내뱉었다. 그는 기존 공공학교 건축물은 교도소와 같이 학생들은 감시 통제하는 구조에 적합한 측면이 있어 자연 안에서 친구를 만들고 만나는 구조를 가진 학교를 만들고 싶었지만 원안은 좌초됐다고 한다.

좋은 추억은 자연과 함께하는 주택에서 많다고 생각하는 것이 평소 그의 지론이다. 국민의 60%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현실에 비춰봤을 때 새로 들어서는 학교는 자연을 학생들에게 줘야한다는 것이다. 특히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학교 건축물의 1층은 테라스로 지어 학교 공간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또 천장 높이 3.3m는 창의력 측면에서 반드시 학교 건축물에 반영돼야 한다는 것도 빼 놓지 않았다.

유현준 교수는 건축물 구조가 도시를 구성하는 생명체로서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사진=허홍국 기자

이날 건축 인문학 첫 강의 주제는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다. 유 교수는 건축학 측면에서 보면 판상형 아파트 구조물과 학교 건축물 구조가 같고, 양계장이 학교 건축물과 비슷하다고 봤다. 이를 뜯어보면 아파트, 학교, 학원 모두 실내 구조물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건축물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해석이다. 그는 학교 건물이 저층화 된다면 건축학 측면에서 단 10분을 쉬더라도 밖으로 나가 자연과 함께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이처럼 건축물 구조가 도시를 구성하는 생명체로서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공간구조가 사람을 다스린다는 것이 그 근거다. 대표적인 예로 뉴욕센트럴파크와 한강공원을 든다. 뉴욕센트럴파크는 850m*850m 크기의 공원이지만 낮에만 이용하고, 한강공원은 시간 제약을 받지 않는다. 이 차이는 감시를 받는지 여부로 분석했다. 

뉴욕센트럴파크는 공원이 넓어 고층 빌딩이 있어도 공원 내를 볼 수 있는 가시거리가 아니지만, 한강 공원은 한강변을 따라 지은 고층 아파트와 도로에서 한강 공원 내를 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 역시 공간 구조에 따른 차이라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도시는 살아 숨 쉬는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라는 게 유현준 교수의 건축 인문학 핵심이다. 사진=허홍국 기자

그렇다면 도시의 진화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도시 역시 살아 숨 쉬는 생명체의 진화와 같다고봤다. 유목민, 농업경제 시대에서 상공업의 발달로 사람들이 정착하고 도시는 생겨났고, 고대 로마 역시 이런 배경으로 등장했다. 로마는 유럽 역사에서 최초 100만명이 인구가 운집한 도시다. 이 도시는 100만명이 모인 도시인 만큼 물이 필요했고, 티베르강 수량 부족을 20~30㎞ 떨어진 상수원에서 끌어왔다. 

현재 이탈리아 로마에 가보면 분수대가 많은데, 이것이 옛 로마시대 로마 원로원이 당대 시민들에게 물을 공급했던 흔적이다. 분수대에는 S.P.Q.R이라는 직인이 남아있다. 이는 로마 원로원과 시민을 의미한다고 한다. 로마 역시 생명체 진화와 같이 필요에 따라 변화한다는 것이 유 교수의 견해다.

우리나라의 경우 19세기 서울(옛 한양)은 북촌처럼 단층이 일반적인 주거 형태였다. 근대사를 보면 20C초반만 해도 다를 바 없다. 1960년대 석유곤로가 등장하면서 거주지의 고층화가 시작됐다고 한다. 2층 주택은 이때 등장했고, 서울 일부 지역과 인천 인천항에서 지금도 볼 수 있는 건축물이다. 유 교수는 일본보다 건축의 근대화가 늦어진 이유는 온돌 시스템이라고 진단했다. 

온돌시스템이 일반 거주지 기본이다 보니 고층화가 늦어졌다는 것이다. 거주지는 보일러의 등장 이후 공중에 땅을 만들어 사는 아파트로 진화했고, 현재는 전 국민의 60% 이상이 거주할 정도로 대세를 이루고 있다. 국내 주택은 단독가구에서 집단 거주인 아파트 단지로 변화한 상황이다. 이는 생명체가 진화한 것과 궤를 같이 한다.

도시 역시 살아 숨 쉬는 하나의 거대한 생명체라는 게 유 교수의 건축 인문학 핵심이다. 도시는 이런 측면에서 이를 계획하고 집행하는 정부의 것이 아닌 국민이 건축주이고 주체라고 결론짓는다. 그는 도시는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기자의 질의에 “도시를 만드는 주체는 건축주인 국민이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편, 유 교수의 건축학 인문학 강의는 오는 12일과 19일 오후 7시30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23층 교보컨벤션홀에서 동서양 건축의 흐름과 하이브리드 모더니즘과 프리츠커상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현대건축의 흐름이라는 주제로 이어질 예정이다.

허홍국 기자  skyhu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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