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4000억대 자산 매력적, 지급여력비율(RBC) 낮아 추가자금 투입해야

BNK금융그룹이 손보업계 10위권의 MG손보 인수전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손해보험 업계 10위권 MG손보 인수전에 BNK금융그룹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BNK금융그룹이 MG손보 인수전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MG손보 매각주간사인 KB증권과 삼일회계법인은 이달말까지 MG손보 인수의향서를 접수 중이다. 이런 가운데 BNK금융그룹의 지주사인 BNK지주가 MG손보 인수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금융그룹이지만, 계열사 중에 보험사가 없는 BNK지주가 MG손보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다음달 예비 실사 과정에서 최종 인수후보가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계에서는 BNK지주가 MG손보를 인수하기까지는 여러 난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MG손보의 재무구조가 다른 손보사들에 비해 취약하기 때문이다. MG손보는 자산규모가 3조4000억원대에 달하지만, 2016년 말부터 지급여력비율(RBC)이 150% 이하로 내려가면서 추가적인 자금투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BNK지주 역시 MG손보 인수 이후 최소 1000억원대 이상의 유상증자에 나설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BNK지주의 지분 11.3%를 쥐고 있는 2대주주 롯데그룹의 행보도 관심사다. 롯데그룹은 롯데제과를 통해 BNK지주의 2대주주로 올라있는데, 같은 계열인 롯데호텔이 또 롯데손해보험을 소유하고 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롯데그룹이 BNK지주의 MG손보 인수 계획에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매물로 나온 MG손보 신용등급도 하락 '울상' 

업계 10위권 MG손보는 지난해 말 자산규모가 3조4000억원대에 달하는 중형 손해보험사다. 이 회사의 지분은 사모투자펀드인 자베즈파트너스가 93.93%를 보유하고 있다. 

자베즈파트너스는 2013년 전신인 그린손해보험을 인수해 MG손보로 변경했다. 이 과정에서 자베즈파트너스는 NH농협은행, 새마을금고, 한국증권금융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에서 MG손보 지분을 담보로 900억원대의 대출을 받았다.

조건은 MG손보의 지급여력비율(RBC)을 150%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MG손보는 2016년 말부터 RBC가 150% 아래로 내려간 상태다. 이에 대주단의 주요투자자인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이 MG손보의 유상증자를 거부했고, 대출금 회수를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 

대주단 측에서는 MG손보의 매각가격을 2000억원대 안팎으로 보고 있다. 기존 대출금 900억원에 RBC비율을 맞추는 과정에서 투입된 유상증자 대금을 합친 금액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업계 10위권 MG손보의 매도가격이 매력적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RBC 비율 하락에 따른 추가 자금 투입규모가 확정되지 않아 인수후보자들의 결정을 미루는 변수가 되고 있다. 특히 RBC를 대체하는 새로운 지급여력제도인 K-ICS가 도입되면 원가로 평가되던 일부 자산과 부채가 현재시가로 평가되면서 MG손보의 필요자금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MG손보의 신용등급 역시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가 MG손보의 보험금지급능력평가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BBB'로 내린 것이다. RBC 비율이 지난 3월 말 기준 100% 미만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 것이 신용등급 하락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인수비용에 추가로 RBC 비율을 맞추기 위한 유상증자 비용, 새로운 지급여력비율을 위한 추가 자금 투입까지, MG손보 인수시 고려해야 할 사안이 너무 많다"면서 "자산규모 대비 가격은 매력적이지만, 추가로 투입해야 하는 자금규모가 커서 적정한 인수후보자가 나타날지는 의문"이라고 평가했다. 

은행에 집중된 BNK, 손보-증권 인수로 사업구조 재편?

이런 가운데 BNK금융그룹의 지주사인 BNK지주가 MG손보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양상이 바뀌고 있다.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삼고 있는 BNK그룹은 부산은행과 경남은행, BNK캐피탈·투자증권·저축은행·자산운용·신용정보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특히 사업구조가 은행에 집중돼 있고, 거래고객 중 상당수가 중소기업인 경우가 많아 MG손보 인수시 높은 시너지가 기대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BNK지주가 MG손보를 인수하고 중소형증권사를 추가로 인수할 경우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권 일각에서는 하이투자증권 인수전에도 BNK지주가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BNK금융그룹은 지난해 9월 취임한 김지완 BNK지주 회장 취임 이후 대규모 조직개편을 나서며 '미래 먹거리'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사업 목표 역시 '기업금융(CIB)·자산관리(WM)·글로벌·디지털'로 정하고 WM총괄본부를 신설하는 등 은행에 집중된 사업구조의 재편에 나서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35년 동안 증권사에서 잔뼈가 굵은 김 회장이 BNK금융그룹의 사령탑에 올라선 만큼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증권과 손해보험 분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편 BNK금융그룹의 광폭행보에 BNK지주 2대주주인 롯데그룹이 움직임도 주목된다. 롯데손해보험을 이미 계열사로 두고 있는 롯데그룹은 롯데제과를 통해 BNK지주 지분 11.3%를 보유 중이다. IB업계에서는 롯데손보를 MG손보 인수 후보 중 하나로 여겨왔다. 하지만 2019년까지 중간금융지주회사법이 통과되지 않으면 지주회사 체제로 변신한 롯데제과가 BNK지주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이라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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