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PVC 공급 물량 차질 불가피…국내 화학제품 수출 가능성 커져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이 중국 발(發) 환경 규제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왼쪽)과 한화케미칼(오른쪽) 울산 공장 전경.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중국 발(發) 환경 규제로 국내에서 플라스틱 등 재활용 쓰레기 대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이 반사이익을 누릴 것인가. 일단은 긍정적이다.

중국이 석탄을 기반으로 폐ㆍ플라스틱 재활용을 통해 생산하던 폴리염화비닐(PVC) 등 값싼 화학 소재 생산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 세계 공급되던 PVC 절반가량의 물량이 중국 당국의 환경 규제로 묶이면서 국내 화학제품의 수출 가능성이 커졌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쓰레기 수입 국가인 중국이 지난해 7월 세계무역기구(WTO)에 폐플라스틱 등 폐자재 수입 중단을 선언한 여파가 국내에 영향을 미치면서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이 주목 받고 있다.

중국이 그간 폐플라스틱을 수입해 열분해 방식으로 플라스틱 원료인 폴리에틸렌테레프탈레이트(PET)와 PVC, 폴리에틸렌(PE), 폴리프로필렌(PP) 등을 생산하던 것이 환경 규제로 중단된 것. 앞서 중국은 지난해 7월 세계무역기구(WTO)에 폐플라스틱 등 폐자재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공지한 바 있고, 그 여파는 국내에도 영향을 끼쳐 최근 플라스틱 등 재활용 쓰레기 대란을 겪는 중이다.

이 같이 중국이 폐플라스틱ㆍ비닐 수입을 중단하게 된 것은 2016년 개봉한 중국의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차이나의 후폭풍 때문이다. 이 영화는 쓰레기 수입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다뤘고, 자국 내 환경 운동으로 번져 중국 정부가 이를 수용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쓰레기 수입 국가로 폐플라스틱ㆍ비닐 수입량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폐플라스틱 등 규모는 전체 쓰레기 수입 물량 중 56%다. 주요 수입 국가로는 미국과 일본, 영국, 한국 등이 대표적이다.

PVC는 PET병 원료다. 사진=한화케미칼

이런 가운데 롯데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이 반사 이익을 향유할 것으로 점쳐진다. PVC 등 수요는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중국의 환경 규제 강화로 공급은 수월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선 롯데케미칼은 폐플라스틱 수입 금지에 따른 수요 증가로 혜택을 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PE 강세 지속 여부가 올해 초 만해도 불투명했지만, 중국 규제에 따른 시장 상황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올 초 북미 ECC 증설로 PE는 과잉 공급이 예상됐다. 롯데케미칼은 PE에 강점이 있는 회사로 꼽힌다. 롯데케미칼은 증권가에서 오는 2020년까지 호(好)실적을 이어갈 것이란 예측을 내놓은 바 있는데, 이번 중국 발 환경 규제로 올해 실적도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케미칼도 중국의 환경 규제 강화가 호재인 기업이다. 올 화학 업황 호조가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인 가운데 PVC 가격 상승세가 더욱 가파를 것이란 전망 때문. 특히 중국 화학 기업들이 석탄을 주원료로 사용해 PVC를 생산, 전 세계 PVC 48% 가량을 공급했지만 이마저 어려워져 호재로 작용될 것이란 관측이다.

더욱이 중국 정부가 지난해 석탄 채굴을 규제하면서 중국 관련 기업들은 타격을 입은 상황이어서 한화케미칼은 PVC로 높은 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2020년까지 약 1600억원을 투자, 구조적 호황 국면에 대비하는 전략을 세워둔 상태로 주력 제품은 PVC와 가성소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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