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업체 SA 집계...S9 조기출시 1Q 영업이익 3조원 돌파로 위안

삼성전자 고동진 IM부문장(사장)이 지난 3월6일 중국 광저우 하이신샤에서 열린 제품발표회를 통해 갤럭시 S9과 S9+를 소개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갤럭시 S9 판매부진에 고민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에 스마트폰 사업부문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6일 삼성전자는 잠정 실적공시를 통해 1분기 매출액 60조원, 영업이익 15조6000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18.69%, 57.58% 증가했다고 밝혔다. 아직 부문별 사업실적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자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IT & Mobile Communications) 부문에서 약 3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예상보다 1달 먼저 출시된 갤럭시 S9의 스마트폰 부문의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예상을 넘어서는 실적을 기록했지만, 삼성전자는 그다지 유쾌한 분위기가 아니다. 잠정실적 공시에 앞서 지난 4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레티지애널리틱스(SA)가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0.8%로 추락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지난해 중국서 1000만대도 못팔아, 존재감 사라지는 삼성전자 

SA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시장에서 지난해 4분기 0.8%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초 SA는 1.7%의 점유율을 예상했지만, 실제 조사 결과 이보다 휠씬 낮은 결과로 중국 내 스마트폰 제조사 중 12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SA는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점유율이 1% 이하로 떨어진 것은 2011년 통계를 시작한 후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13년 중국 내 점유율 20%를 돌파하며 1위에 올랐지만, 이후 서서히 점유율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지난해 1Q 3.1%에서 2Q 2.7%, 3Q 2.0%로 내려앉더니 결국 4Q에는 0.8%로 추락했다. 

삼성전자 측은 "중국 시장의 전체 점유율은 감소했지만, 프리미엄폰 부문에서는 10% 선을 넘을 것"이라며 "프리미엄폰에 주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삼성전자 프리미엄폼 역시 중국 내 시장점유율이 한자릿수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98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는데, 한해 판매량이 1000만대 이하로 내려온 것은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지난 2016년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발화사건과 2017년 사드 후폭풍이 잇달아 몰아친 것이 삼성전자의 중국 내 점유율하락의 결정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갤럭시노트를 업무용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배터리 발화 사건으로 중국 내 수요를 놓친 상황에서 이듬해에는 사드 후폭풍까지 겹치면서 점유율 하락을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고동진 사장 "프리미엄폰 통해 점유율 회복 중, 기다려달라"

상황이 이렇다고 삼성전자가 중국을 포기할 수도 없다. 중국은 연간 4억대의 스마트폰이 판매되는 세계 최대 시장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국법인 책임자 교체는 물론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한 판매 조직 정비에도 나섰지만, 한번 꺾인 점유율을 회복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 부문장(사장) 역시 지난달 23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중국 내 여러 문제에 대해 해결하고 있지만,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프리미엄폰에서는 두 자릿수에 근접하는 점유율을 회복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전자가 중국 점유율을 회복하는 것은 앞으로도 험난할 것으로 보인다. '가성비'에 집중해온 중국 현지업체들이 이제는 축척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턱밑까지 따라 붙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4분기 중국 내 스마트폰 시장을 살펴보면 점유율 4위를 차지한 애플(11.5%)를 제외하면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모두 중국 현지 브랜드들이었다. 

SA 역시 삼성전자의 1Q 중국 점유율이 전년도 4Q와 비슷한 0.8%대로 예상했다. 갤럭시 S9 출시 효과가 미미할 것으로 본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이제 애플을 제외하고 자국내 현지브랜드들이 완전히 장악한 상태"라며 "삼성전자가 과거처럼 막강한 점유율을 차지하는 것은 앞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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