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다음 대표 물러나 벤처캐피탈 '소풍' 통해 스타트업 지원...차량공유 시장 확대 나서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 창업자가 지난 3일 차량공유업체 '쏘카'의 대표이사에 선임되면서 10여년만에 경영일선으로 복귀했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이재웅 다음커뮤니케이션 창업자가 차량공유업체 '쏘카'의 대표이사를 맡으며 경영일선으로 돌아왔다. 2009년 9월 다음 대표 사임 후 10여년만이다. 

3일 차량공유(카쉐어링) 서비스 기업 쏘카는 이재웅 이사회 의장이 대표이사를 겸임한다고 밝혔다. 쏘카 측은 이 대표 선임을 통해 "지속적인 투자유치와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한 것"이라며 "빅데이터, 자율주행, 사고방지 기술 등의 R&D 기능을 강화하고, 서비스 이용 편의성을 높여 카쉐어링 시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쏘카의 운적대를 잡게 된 이 대표는 2012년 출범한 쏘카의 초기 투자 멤버이자 최대주주로 이사회 의장을 수행해왔다. 

VC통해 스타트업 주목, 쏘카 성장성 알아보고 초기 투자 나서

이재웅 다음 창업자는 벤처업계에서 신화적인 존재로 평가받는다. 90년대 후반 벤처 열풍을 주도한 이가 바로 이 창업자를 비롯한 1세대 IT기업인들이었기 때문이다. 이 창업자는 당시 국내에서는 생소했던 포털사이트 '다음'과 이메일서비스 '한메일'을 선보이며 벤처열풍을 주도했다. 

다음을 궤도에 올린 후 경영일선에서 한발짝 물러서 있던 이 창업자는 2007년 9월 다음 대표이사에서 물러났다. 당시 30대의 젊은 나이란 점을 감안하면 용기가 필요한 결단이었다. 이후 2014년 10월에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다음커뮤니케이션 지분을 카카오에 넘기며 완전히 손을 뗐다. 

경영일선에 물러난 이후에는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벤처캐피탈 '소풍'을 설립해 벤처생태계 확산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그는 쏘카의 성장성을 먼저 알아보고 초기 투자에 나섰다. 이 창업자가 쏘카의 초기 투자자이면서 최대주주인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쏘카의 지배구조는 현재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최대주주로 알려진 이 대표가 보유한 지분이 어느 정도인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2대주주인 SK(주)는 약 28% 정도의 지분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주)는 2015년 지분 투자 방식으로 쏘카 지분 20%를 확보한 뒤 지난해 8%를 더 사들였다. 

지난 3일에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 PE가 쏘카에 600억원대의 투자를 결정했다. 이에 따라 IMM은 쏘카의 3대주주로 올라설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20대에 다음 창업한 이재웅, 정부에 쓴소리 내기도 

쏘카 대표이사로 10년만에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재웅 대표는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낫다. 영동고와 연세대 전산과학과를 거쳐 프랑스 파리 제6대학에서 인지과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 대표는 귀국 전까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이 대표는 1995년 이택경, 고 박건희씨와 함께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창업했다. 당시 그의 나이 26세였다. 1997년에는 국내 최초의 이메일서비스인 '한메일'을 선보이며 인터넷을 기반으로 새로운 형태의 IT기업으로 다음을 성장시켰다. 

이후 1999년 다음 카페를 런칭과 함께 코스닥에 상장하며 벤처 신화를 완성했다. 2000년에는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한 '미래의 세계지도자 100인'에 포함됐다. 2004년에는 국내 IT기업 중 최초로 본사를 제주도로 옮기면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미국의 검색엔진 기업인 라이코스를 전격 인수하며 글로벌IT기업으로의 발판을 다졌다. 

하지만 2007년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기며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났고, 2008년에는 이사회 의장직마저 내놓았다. 2014년 1월에는 보유하고 있던 지분도 카카오에 넘기며 자신이 설립한 다음커뮤니케이션(현 카카오)에서 손을 뗐다. 이후에는 벤처캐피탈 업체 소풍을 통해 스타트업 발굴 및 지원 분야에서 활동했다. 

재계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이 대표가 벤처산업 및 스타트업 분야에 높은 애정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그는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지난해 네이버와 이해진 이사회 의장의 경영태도를 지적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상대로 "동료기업가로서 화가 난다"며 토로한 것이 대표적이다. 그는 "아무 것도 없이 맨몸으로, 정부 도움 하나도 없이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의 인터넷 기업을 일으킨 기업가(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지칭)를 이렇게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한편 차량공유를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는 쏘카는 전국 3200여개의 쏘카존에서 8200여대의 차량을 제공 중이다. 회원수만 340만에 달하는 국내 1위업체다. 하지만 아직까지 수익구조는 마이너스다. 쏘카는 지난 2016년 2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3일 600억원대 투자를 결정한 IMM 측은 "100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하며 규모의 경제를 갖췄기 때문에 향후 실적향상 등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수익구조 역시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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