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팩 국산화 실패ㆍ국토방위 개념 공세 전환 여파...주력 무기 매출 험로

K2 흑표(전차). 사진=현대로템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현대로템이 최근 차륜형장갑차 초도 양산 물량을 육군에 최종 납품을 완료한 가운데, 방산사업 주력 무기인 K2 흑표(전차) 사업이 불운을 겪고 있다.

파워팩 성능 미달로 사업이 지연된 K2 흑표 2차 물량 납기가 확정됐지만 초도 물량 납품 시기는 저울질을 하고 있다. 아울러 3차 발주는 국토방위 개념이 공세적 전략으로 수정되면서 부정적인 기류다.

K2 흑표는 대당 80억 원이 넘는 고가 무기인 만큼 3차 물량이 지연되거나 감소되면 현대로템 매출 타격은 적지 않을 것이라는 게 관련업계 시각이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 방산 주력 무기인 K2 흑표가 파워팩 국산화 실패로 국방부에 납품할 2차 K2 전차 물량에는 독일산 변속기가 탑재된다. K2 흑표의 심장이라 불리는 파워팩은 엔진과 변속기로 구성됐는데, 변속기 국산화가 무위로 돌아간 것. 당초 국방부는 1차 흑표 양산에는 수입산 파워팩을 장착하고, 2차 양산에서는 국산을 탑재할 예정이었다.

파워팩 국산화 실패는 방위사업청이 요구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한 기술력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K2 변속기 납품을 맡은 S&T중공업이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총 여섯 차례 내구도 시험 평가를 진행했지만, 방위사업청 기준에 미달됐다. 납품 계획 역시 틀어졌다. S&T중공업은 내구도 결함 기준의 완화를 요청했지만, 방사청은 품질을 이유로 거부했다.

파워팩 국산화 실패 흑표 양산 지연 불러

이 여파로 2차 K2 흑표 양산 및 전력화도 늦춰졌고, 내년까지 2차 K2 물량인 106대 공급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애초 국방부는 2010년 육군 노후 전차를 교체하기 위해 현대로템이 조립한 K2 흑표 324대를 도입하기로 결정했고, 2015년 1차 양산분 100대를 납품받아 전력화했다. 2차 K2 흑표 물량 106대는 당초 계획대로라면 내년 납품을 완료해야 하지만 파워팩 국산화 실패로 2020년으로 1년간 연기됐다.

방사청은 올해 2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를 열고 K2 흑표 2차 양산 파워팩을 국산 엔진과 수입산 변속기로 구성해 내년부터 2020년까지 전력화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2차 K2 흑표 양산 사업 지연에 따른 피해는 현대로템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K2전차 2차 납기가 확정됐지만 초도 물량 납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현대로템 측은 국방부 및 방사청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대로템은 250억원에 수주한 차륜형장갑차 초도양산 물량을 약 1년 3개월만에 육군에 최종 납품 완료했지만, K2 흑표 양산 사업이 흔들리는 상황에 놓였다. 사진=현대로템

국토방위 개념 전환 3차 물량 납품 안갯속

K2 흑표 3차 물량 납품도 안갯속이다. 국방부의 국토방위 개념이 방어에서 공세 전략으로 전환하면서 비대칭전력에 방점을 찍으면서 발주 자체가 불투명하다. 국방부에서는 K2 흑표의 양산보다 적 공격이 가능한 아파치 헬기 도입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K2 흑표 3차 양산에 대해 논의 중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방안을 확정짓지 못했다. 발주 역시 보류된 상태다. K2 흑표 3차 양산은 내년 상반기부터 2023년까지 K2 흑표 118대를 국방부에 납품하는 것이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 변화로 사업이 지연되거나 K2 흑표 도입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K2 흑표는 대당 80억원이 넘는 고가의 무기로 그 성능을 인정받아 제조 기술이 수출되고 있는 군사무기다. 이미 터키에 수출한 바 있고, 일부 국가와 수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은 방산 새 먹거리로 미사일 등에 탑재되는 엔진 발사체를 연구 중이지만, 결과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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