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이어 국내 관절염 치료제 바이오시밀러 승인…세계 3위 일본시장 잣대 될 듯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가 입주해 있는 광화문 LG빌딩. 사진=LG화학 공식블로그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LG화학이 LG생명과학(현 생명과학사업본부)을 합병한지 1년 3개월만에 국내에서 자가면역질환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첫 승인을 받아 선두주자 셀트리온을 추격하고 나섰다. LG그룹이 바이오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보고, 힘을 실어주면서 바이오 사업에 속도가 붙은 것이다.

특히 LG화학은 올 1월 일본에 이어 지난달 국내에서 바이오시밀러를 승인 받아 한일(韓日) 바이오시장에서 셀트리온보다 한발 앞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들어 2개국에서 자가면역질환 항체 바이오시밀러 유셉트(Eucept) 승인을 받아 주목받고 있는 것. 이 제품은 자가면역질환 치료 성분인 에터너셉트를 기반으로 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다. 국내에서는 지난달, 일본에서는 올 1월 보건 당국으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아 관련 수백억원대 시장을 본격 공략 중이다.

LG화학은 국내 30개 병원 185명 환자를 대상으로 2014년부터 임상 3상을 진행해 국내 대규모 유효성ㆍ안전성 관련 검증 데이터를 확보한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외산브랜드 일색인 300억대 관절염 치료제 시장을 공략하는 게 LG화학의 국내 시장 점유 전략이다. 유셉트는 LG화학 첫 항체 바이오의약품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건선성 관절염, 축성 척추관절염, 건선 등의 적응증에 사용할 수 있다. 제품은 25mg syringe/0.5mL, 50mg syringe/1.0mL, 50mg autoinjector/1.0mL 등 총 3개 규격으로 구성됐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는 LG화학은 관련업계 1위 셀트리온을 넘어설 수 있는 체격을 갖춘 회사로 평가 받고 있다. 국산 바이오시밀러 회사로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수앱지스에 어이 네 번째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승인받았고, 2003년 국내 최초로 미국 FDA(미국식품의약국)에서 신약 승인을 받았던 만큼 제약바이오 체력이 강하다. 현재는 바이오시밀러 제품인 휴미라 류마티스 면역 치료제 승인을 진행 중이다.

사진=LG화학

LG화학은 이 때문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함께 선두주자인 셀트리온의 아성을 무너뜨릴 강력한 경쟁자로 거론된다. 무엇보다 자가면역질환 바이오의약품인 경우 의약품 중에서도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 평가 받고, 기술 경쟁력을 갖춰야 진입할 수 있는 측면이 크다.

실제 셀트리온은 2012년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 관절염 치료제인 램시마를 개발, 2013년 유럽에 진출한 뒤 오리지널인 레미케이드 시장의 50%를 잠식할 정도로 성장했다. 이는 바이오시밀러가 오리지널제품에 비해 효능은 같지만, 제품 값은 20~30% 저렴하기 때문이다. 현재 셀트리온은 혈액암 바이오시밀러 트룩시마, 유방암 바이오시밀러 허쥬마를 개발해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바이오 관련 기술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후발 주자인 삼성바이오에피스 역시 2015년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를 시작으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하드리마 등 글로벌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빅3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마치고, 관련 시장을 공략 중이다.

LG화학은 국내와 일본 시장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특히 일본은 세계 3위 바이오시장으로 아직 개척할 여지가 많은 곳으로 여겨진다. LG화학은 일본에서 셀트리온보다 먼저 시장에 진출한 상황이다. 이 회사는 올 1월 류마티스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일본 시판 허가를 획득, 제품을 판매 중이다. 

이는 2012년부터 일본 모치다제약과 일본 공동 연구개발 및 현지 판매 계약을 체결하고 일본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던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선두주자 셀트리온도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통해 빠르면 이달 안에 일본 보건당국으로부터 허셉틴 바이오시밀러인 허쥬마에 대한 시판 허가를 획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는 오는 2027년 합병한지 10년 뒤 매출 목표를 5조원으로 잡고 있다. 이는 국내 바이오 시장과 세계 3위 규모인 일본 바이오시장을 잡을 때 가능하다. 현재로선 장점을 살려 순항 중이지만, 셀트리온 체격 역시 만만치 않은 만큼 치열한 시장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숙명이다. 쉽게 말해 세계 3위 일본 시장 경쟁이 LG화학의 경쟁력을 판가름 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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