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등 원자재 가격 하락 신동부문 부진, 중동 등 분쟁지역 방산부문 기대

서울시 중구 충정로 풍산그룹 사옥.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전체 매출 6할을 차지하는 신동부문의 실적이 부진할 것이라는 증권가 관측이 나온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의 UAE 방문에 동행한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행보가 방산부문 실적 개선의 기폭제로 작용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올해 들어 구리 가격 하락으로 주력 산업 분야인 신동부문 실적이 흔들리고, 방산부문 매출 역시 실적 개선 폭 여지가 낮기 때문.

풍산은 지난해 무기 수출 부대비용 증가로 방산부문에서 영업이익률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올해는 구리 가격 하락세로 주력 산업 분야인 신동부문 실적도 흔들리고 있다.

방산업계에 따르면 류 회장의 문재인 대통령 UAE(아랍에미리트)경제사절단 동행이 탄약 수출 수익성 제고에 숨통을 틀지 주목받고 있다. 중동시장 방산 발주물량이 적지 않지만, 수출하는데 드는 비용이 커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 특히 전체 방산 수출 물량의 60%가 종착지가 세계의 화약고로 불리는 중동이다 보니 실적을 개선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중동 정세는 이슬람교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을 중심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패권을 차지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 중이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분쟁지역이라는 말이다. UAE는 중동에 위치하는 국가로 국민의 80%이상이 수니파로 구성돼 있다.

중동시장 방산 수출은 풍산 입장에서도 고민이다. 수출 규모가 증가할수록 수익을 내야하는데 최종 도착지가 분쟁지역이다 보니 부대비용이 적지 않게 들고 있는 것. 방산사업 특성상 거래처와 비밀유지 등을 감안하더라도 실속은 갈수록 없어지고 있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은 문재인 대통령 아랍에미리트(UAE) 경제사절단에 포함돼 지난 25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부다비 왕세제와 함께 오찬을 했다. 이날 오찬에 참석한 재계 인사는 류 회장을 비롯해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금춘수 한화그룹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허용수 GSEPS 대표이사,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명노현 LS전선 사장, 박근태 CJ대한통운 사장 등 14명이다. 사진=뉴시스

이런 가운데 류 회장의 UAE경제사절단 방문은 중동시장 방산 부문 돌파구 마련을 위한 초석다지기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이 UAE 방문 중 모하메드 왕세제와 외교 관계상 혈맹 다음으로 높은 특별 포괄적ㆍ전면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맺은 만큼 중동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외연을 넓히고, 이를 방산 수출의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풍산 측은 아직까지 류 회장의 UAE방문으로 따낸 방산 수출 계약이나 거래처 인사와 만남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UAE가 250억 달러(약 26조원) 규모의 석유ㆍ가스 프로젝트에 대한 국내 기업의 참여를 약속한 만큼 풍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류 회장이 방산부문에서 빈손으로 귀국하지 않았다는 전망이 높다. 전체 매출 비중 중 신동과 방산문이 각각 6:4이면서 방산 수출물량의 6할이 중동이기 때문. 물론 주력 사업인 신동부문에서 계약 체결 가능성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방산일 가능성이 높다. 풍산은 중동지역에 군용탄, 스포츠탄, 소구경탄 등을 제조해 수출 중이다. 방산부문 최대 고객은 국방부다.

반면 풍산의 매출 큰 두 축 중 하나인 신동부문은 구리 등 원자재 하락에 실적이 부진할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 강화에 대한 우려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런던금속거래소 구리 가격은 최근 1t당 6618달러를 기록, 올해 초에 비해 8.2% 하락했다. 증권가 1분기 풍산 실적 예상치는 매출 7540억원, 영업이익 393억원이다. 이는 기존 영업이익 예상치보다 20%이상 밑도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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