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특수관계인 전체 11.38% 배당...롯데쇼핑, 부산롯데호텔 등 계열사 곳간 쌓기도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카드가 26일 본사 17층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달 이사회에서 의결된 전체 7474만59주에 주당 290원의 현금배당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배당 규모는 216억7460만원이다. 주주총회는 비상장사여서 비공개로 진행됐다. 사진=허홍국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지난해 사상 최초 순손실을 기록한 롯데카드가 이사회 결의를 통해 결정된 현금배당을 원안대로 주주총회에서 의결하면서 오너일가 곳간 채우기 논란이 일고 있다.

카드업계가 전반적으로 부진하고 실적이 감소로 돌아선 상황에서 배당 규모를 늘린 것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체 배당금액의 10% 이상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오너일가의 곳간 주머니에 들어가 주주가치 제고라는 롯데카드 측의 설명은 무색해졌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 비상장사인 롯데카드가 이날 오전 본사 17층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달 이사회에서 의결된 전체 7474만59주에 주당 290원의 현금배당 안건을 원안대로 통과시켰다. 배당 규모는 216억7460만원이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주주자격으로 참석한 곳은 최대주주 롯데쇼핑, 부산롯데호텔 두 곳으로, 주주총회는 오전 10시부터 30분간 진행됐다. 이 두 법인은 전체 주식의 94.8%을 보유하고 있으며, 부의된 안건에 찬성표를 던졌다.

4.59%를 보유한 롯데캐피탈과 특수 관계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은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신 회장과 신 이사장이 최순실 게이트와 경영비리로 각각 구속되거나 징역형 선고로 영어의 몸이고, 신 전 부회장의 불참 이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날 주주총회에서 다뤄진 내용은 재무제표 보고, 정관 개정, 박두환(마켓팅 본부장)사내이사ㆍ법무법인 충청 서석희 변호사 사외이사 선임, 임병순 사내이사 중임 및 감사위원 선임, 주주배당 승인, 등 기ㆍ미등기 이사의 보수 한도 총 100억 원 안건이다.

롯데카드 주주총회에는 특수 관계인 신동빈(왼쪽)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가운데)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오른쪽)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하지 않았다. 신 회장과 신 이사장이 영어의 몸이어서 불참했지만, 신 부회장의 불참 이유는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눈에 띄는 대목은 배당 확대다. 지난해 3분기 267억 원의 대규모 순손실을 내 순이익이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금액은 되레 늘린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카드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 규모를 늘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8곳 전업 카드사 중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사 순이익이 모두 감소하는 등 실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적절한 것은 아니다. 롯데카드는 올해 배당규모는 전년보다 15% 증가한 216억7460만원으로 정해졌다. 지난해 주주배당 규모는 186억8500만원이었다.

이 때문에 오너일가 곳간 채우기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전체 배당금액의 11.38% 오너일가에 귀속되기 때문. 올해 주주 배당 전체 규모는 216억7460만원으로 주식 지분 93.78%를 보유한 롯데쇼핑이 203억2643만원 배당받았다. 이 가운데 롯데쇼핑 13.46%의 주식을 보유한 신 회장의 몫은 23억3593만원이다.

또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 신 이사장 등 오너일가는 롯데카드 0.61%에 해당되는 주주 배당 몫인 1억3221만원도 별도로 받는다. 이를 종합하면 롯데 오너일가는 올해 롯데카드 전체 배당금액의 약 11.38%에 해당되는 총 24억6814만원 가량을 받아 곳간을 채우고, 계열사도 주주가치 제고라는 명목으로 한몫 받은 셈이다. 롯데카드는 당기순 이익이 1818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1년엔 단 1원 조차 배당하지 않았다.

물론 롯데카드의 배당성향은 다른 카드사보다 높은 편은 아니다. 롯데카드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16.95%로 신한카드 129.5%, 삼성카드 51.9%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지난해 대규모 순손실을 기록하고,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정부가 규제 강화 카드를 꺼내 들어 경영 적신호가 커진 상황에서 무리한 배당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관련업계는 이번 규제로 올해 많으면 1조원까지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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