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의 신화 몰락, 110억대 뇌물 수수와 350억대 횡령 혐의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남재균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구속수감됐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 네 번째 구속이자 전직 대통령 두 명이 동시에 구속수감 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 1시간 만에 집행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자택 앞에서 측근들에게 악수를 청한 뒤 별다른 입장 표명없이 호송차에 몸을 실었다.

자수성가한 입지전적인 인물로 ‘샐러리맨의 신화’이자 서울시장을 거쳐 대한민국 제17대 대통령까지 역임한 이 전 대통령은 이제 피의자 신분으로 재판을 받게 된다. 이 전 대통령은 110억원대 뇌물 수수와 350억원대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구속과 관련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정치권은 “사필귀정”이란 입장을 내놨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3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 직을 사리사욕, 매관매직으로 악용한 대가에 대하여 법의 엄정한 심판이 필요하다”며 “자유한국당은 자당 출신 두 대통령의 부정할 수 없는 범죄와 구속 수감에 정치보복이라는 기막힌 주장을 할 것이 아니라 역사와 국민 앞에 사죄하고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도리이다”고 비판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도대체 대통령이 몇 명이나 구속이 되어야 대한민국이 ‘부패공화국’의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 또 대통령의 부정부패는 근절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다”며 “이전 대통령 구속을 계기로 더 이상 전직 대통령의 구속을 막고, 부패공화국의 오명을 씻어낼 수 있도록 이 전 대통령의 죄상을 낱낱이 밝혀서 일벌백계로 엄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2007년 대선 당시 BBK, 다스 문제가 불거졌었는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덮어졌다. 그때 이 사건을 제대로 밝혔다면 MB는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그렇다면 대한민국은 다른 대통령과 함께 전혀 다른 길을 갔을 것이고, 지금보단 더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 기회를 놓친 것"이라고 한탄했다.

반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국정 농단으로 탄핵하고 구속한 지금 또 한분의 반대파 전직 대통령을 개인 비리 혐의로 또다시 구속 하는 것이 나라를 위해 옳은 판단 인가요?”라며 “오로지 주군의 복수를 위해 물불 가리지 않고 적폐청산의 미명 아래 정치 보복을 하는 것이라고 국민들은 보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집권 이후 10개월 동안 사냥개들을 동원해 집요하게 파헤쳐 온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 그 다음 헌법 개정 쇼를 하고 지방선거 직전에는 남북,북미 정상 회담 남북 위장평화 쇼로 대미를 장식 하겠다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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