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기사 폭행ㆍ오너일가 일감몰아주기 논란 여파…등기이사 유지 경영

사진=뉴시스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땅콩회항 사건으로 경영에서 물러났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경영 복귀설이 나도는 가운데, 7년 간 대림산업을 이끌었던 오너 3세 이해욱(50) 대림산업 부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 관심이 쏠린다.

대림산업은 올해 1월 오너 경영 대신 전문경영인과 이사회를 중심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경영혁신 방안을 내놓은 바 있지만, 이 부회장의 대표 퇴진은 일감 몰아주기와 운전기사 갑질 논란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재계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대표 자리에서 내려왔다. 이사회는 이날 대표 중심 경영에서 9명으로 이뤄진 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로 전환하며, 올 1월 발표한 경영혁신 방안의 본격적인 이행을 알렸다. 이 부회장은 김재율ㆍ이강국 사장과 함께 대표에서 물러났다.

대신 김상우 석유화학사업부 사장과 박상신 건설사업부 부사장이 각자 대표로 그 자리에 앉았다. 대표에서 내려온 이 부회장은 9인으로 구성된 이사회의 멤버로 참여하며, 등기이사직을 유지하며 경영의 끈을 놓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2011년 대표에 선임돼 7년간 전면에 나서 대림산업을 이끌었던 이 부회장이 대표에서 물러난 이유는 무엇일까. 관련업계에서는 운전기사 갑질 논란과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화를 불렀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먼저 갑질 논란을 꼽을 수 있다. 이 부회장은 2016년 3월 운전기사의 폭로로 갑질 세상에 알려지게 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당시 이사회에서 사과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그해 고용노동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폭로를 토대로 이 부회장의 행위를 조사한 뒤, 그 결과를 바탕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같은 해 12월 이 부회장에 대해 근로기준법 위반 및 강요 미수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청구했다. 이 부회장은 2014~2015년 사이 자신의 개인 운전기사 2명을 수차례 때린 혐의를 받았다.

두 번째는 오너 일가 일감몰아주기 논란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일감 몰아주기로 오너 사익편취 혐의에 대해 조사했다. 실제 공정위는 지난해 9월 대림코퍼레이션 사무실을 시작으로 관련 자료를 입수하면서 재벌 일감몰아주기 조사에 닻을 올렸다.

2016년 대림코퍼레이션 지분은 이준용 명예회장이 37.66%,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52.3%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에 이 전 명예회장이 보유 지분을 그해 10월 모두 매각하면서 어느 정도 해소한 바 있다. 대림은 대림산업을 지주사로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거느리는 형태의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지배구조는 대림코퍼레이션-대림산업-오라관광-대림코퍼레이션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림산업 본사. 사진=다음

이와 관련 대림산업 측은 올해 초 발표한 경영혁신 방안의 일환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2014년 땅콩회항 사건에 연루됐던 여운진 대한항공 상무가 최근 자회사인 에어코리아 상근 고문에 임명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조 전 대한항공 부사장도 경영에 복귀할 것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다. 여 상무는 땅콩회항 사건 발생 이후 보직 없이 대기발령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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