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업트럭 성능, 합리적 가격, 연비 합격점…가성비 기존 SUV 대비 높아
뒤 차량 운전자 시야 압박하는 후면 디자인 옥의 티

지난 17일 인천 송도국제도시 출발에 앞서 마주한 쌍용차 렉스턴 스포츠의 첫 인상은 대형 SUV답게 거대하다. 사진=조성호 기자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는 도심 주행용과 레저용으로 모두 어울리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손색이 없다. 큰 체격에 비해 합격점을 줄만한 연비와 대형 SUV답지 않은 2000만원 초반대 가격, 국내 유일 픽업트럭으로의 기능 구현은 기존 SUV와 견줘 봐도 빠지지 않는다.

세련된 디자인과 넓은 내부공간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급 코너링에서 쏠리지 않은 자체 안정성, 오프로드와 비포장 노면에서의 핸들링 반응속도 역시 나쁘지 않았다. 이는 렉스턴 스포츠가 올해 1월 출시 이후 소비자로부터 꾸준한 사랑을 받으며 계약대수가 1만5000대를 넘어 2만대로 향해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렉스턴 스포츠는 가속도를 올린 상태에서 코너링은 부드러웠고, 좌우로 핸들을 꺾을 때 반응속도도 빠른 편이다. 사진=조성호 기자

기자는 지난 17일 송도국제도시를 출발하기에 앞서 자체 성능 시험을 진행했다. 큰 차체가 컨트롤대로 움직이는지 여부와 급 회전시 쏠림현상 여부를 점검하는 차원이었다. 점검은 인천 연수구에 소재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야외 자갈 주차장에서 이뤄졌다.

가속도를 올린 상태에서 코너링은 부드러웠고, 좌우로 핸들을 꺾을 때 반응속도는 빨랐다. 이는 자체 안정성이 뛰어난 것으로 해석된다. 큰 차량일수록 코너를 돌 때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만, 렉스턴 스포츠에서는 이를 확연히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이 정도 코너링과 자체 안정성은 국내 유일 픽업트럭으로 기능을 구현한 대형 SUV로서 자랑할 만한 요소로 꼽을 만하다.

자체 성능 시험을 끝내고 오늘의 목적지인 영종도 왕산해수욕장을 향해 출발했다. 야외 주차장을 빠져 나와 송도 국제대로를 달렸다. 도로 노면이 고른 만큼 주행감은 다른 SUV가 제공하는 안정감 그대로였다. 픽업트럭이라는 특성 때문에 다른 SUV에 비해 덜할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인천대교를 건너 왕산해수욕장을 주행했다. 도심 속 주행은 부드러웠고, 비포장도로에서도 잘 나간다. 사진=조성호 기자

송도 IC를 지난 인천대교를 진입했다. 고속도로 주행 역시 나쁘지 않았다. 대형 SUV 그대로다. 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렉스턴 스포츠는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나갔다. 인천대교 톨케이트를 빠져나와 운서 IC를 거쳐 영종해안북로를 달렸다. 고르지 못한 일반 도로 노면에서의 주행감도 합격점을 줄만했다.

차고가 높은 만큼 해안가 도로는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즐거움을 주는 요소로 느껴졌다. 용유로와 용유서로를 거쳐 목적지인 왕산해수욕장에 도착했다. SUV 차량이 즐비했고, 렉스턴 스포츠 역시 레저 용도의 차량으로 부족함이 없었다.

렉스턴 스포츠는 이날 주행 중 비포장도로나 자갈로 이뤄진 노면, 웅덩이와 높은 둔 턱에서 잘 구현된 서스펜션 덕에 부드럽게 달렸다. 4륜 구동 역시 오프로드에서 그 힘을 보여줬다. 물론 적재함을 싣고 달리는 경우 그 힘은 달라질 수 있다.

실내 내장은 투박하지만 픽업트럭과 대형 SUV로써 용도를 감안하면 그리 나쁘지 않다. 사진=조성호 기자

이 차량의 첫 인상은 거대하다. 길이 5095㎜, 너비 1950㎜다. 여기에 차고가 1870㎜이다. 차 특성상 픽업트럭이면 이 정도쯤은 괜찮다. 차고가 높아 발판을 밟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탁 트인 시야와 거대한 크기에 자신감은 자체에서 흘러내린다. 하지만 덩치가 큰 만큼 좁은 차선과 도로 주행시 시선은 밖을 향해 고정해야 한다.

자체가 큰 만큼 작은 움직임이 마주오는 상대방 차량과 후면의 차량에 위협으로 다가 갈 수 있다. 실내 내장 역시 나름 합격점이다. 투박하지만 픽업트럭과 대형 SUV로써 용도를 감안하면 그리 나쁘지 않다.

국내 유일 픽업트럭이자 대형 SUV로써 2000만대 초반 가격은 가장 매력적인 요소다. 편의사양 역시 필요한 건 다 갖췄다. 사진=조성호 기자

가속 성능은 적재함이 없는 경우 G4 렉스턴의 느낌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2.2L 디젤 엔진, 40.8㎏·㎡ 최대 토크답게 경쾌하게 나간다. 하지만 시속이 올라갈수록 그 느낌은 덜하다. 렉스턴 스포츠 공인연비는 9.8㎞다. 하지만 실제 주행시 연비는 7.9~11.2㎞ 수준을 기록했다. 2t에 이르는 차체에 비하면 그리 나쁘지 않은 수준이다.

이는 쌍용차가 2002년 첫 픽업트럭 무쏘 스포츠 출시 이후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현 상태에서 자체 강도는 높이고 무게를 줄인다면 GM 쉐보레 실버라도1500 픽업트럭과 경쟁할만하다.

전면 디자인은 G4렉스턴의 디자인을 채용하면서 웅장하고 세련된 느낌이다. 전면 LED헤드램프도 멋을 더한다. 하지만 뒤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압박하는 후면 디자인은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사진=조성호 기자

렉스턴 스포츠 차량 가격은 기본 2320만원부터 최대 3230만원까지다. 대형 SUV가 2000만원 초반 가격대라면 이는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는 합리적인 수준이다. 그만큼 가격 경쟁력이 매력적인 요소라 하겠다. 이 같은 가격은 2000억원대 차량 개발비가 든 측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후면부 디자인은 아쉽다. 전반적인 차량의 디자인은 잘 나왔지만 뒤 차량 운전자의 시야를 압박하는 디자인은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GM 쉐보레 실버라도1500 후면부 디자인처럼 뒤 차량 운전자를 배려하는 디자인의 개선을 기대해본다.

도착지인 영종도 왕산해수욕장엔 다른 SUV가 즐비했다. 렉스턴 스포츠도 레저용으로 손색이 없다. 사진=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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