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차 창업자 김여진의 아이전용 놀이문화시설 인수...잇단 M&A 부메랑 될수도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이 독서실운영업체에 이어 아이들 전용 놀이문화시설 인수에 나서면서 건설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 기자] 정부의 잇따른 규제정책으로 국내 부동산시장이 침체된 가운데 중견건설사 중 하나인 아이에스동서의 행보가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독서실 운영업체에 이어 아이들 놀이방에 이르기까지 건설업과 관련이 적어 보이는 사업체를 잇달아 인수하고 있어서다. 

건설업계에서는 아이에스동서의 이 같은 독특한 행보에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이 새로운 승부수를 던진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지방 중소건설사였던 아이에스동서를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중견건설사로 탈바꿈시킨 전력 때문이다. 

주택건설로 시작해 독서실에 놀이방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아이에스동서. 권 회장의 혁신적인 승부수를 살펴봤다. 

건설 넘어 '공간'으로 확장하는 아이에스동서 

16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아이에스동서는 바운스 트램폴린 파크 지분 100%를 235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운스 트램폴린 파크는 밀크티 공차 창업자로 잘 알려진 김여진 바운스 대표가 두번째로 선보인 아이들 전용 놀이문화시설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독서실 운영업체인 '아토스터디'를 전격 인수해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재계에서는 아이에스동서의 이 같은 행보에 권혁운 아이에스동서 회장의 공격적인 M&A 본능이 다시 눈을 뜬 것 아니냐는 반응이다. 

실제 아이에스동서는 2008년 콘크리트파일 및 도기생산업체였던 '동서산업'을 전격 인수한 뒤 2010년에는 비데 제조업체인 '삼홍테크'를 잇달아 인수했다. 이어 2011년에는 건설장비 및 사무기기 임대업체 '한국렌탈', 2014년에는 영풍파일, 중앙레미콘, 중앙물산 등을 잇달아 인수하면 전문건설그룹으로 도약했다. 

최근에는 건설폐기물 업체 인선이엔티 지분 중 일부를 직접 인수하기도 했다. 인선이엔티는 사모펀드 운용사인 이앤에프프라이빗에쿼티(이하 이앤에프PE)가 펀드를 통해 경영권을 보유 중인데, 아이에스동서는 이 펀드의 주요 출자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권 회장이 주력인 건설을 넘어서 더 큰 의미에서의 '공간'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아이에스동서를 통해 주거공간을 짓는다면, 독서실과 놀이방은 휴게공간이란 점에서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이에스동서는 부동산의 가치를 높여주는 콘텐츠공간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번에 인수한 트램폴린 파크와 독서실 외에도 다양한 공간 관련 업체들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적부진 예상 속 잇딴 M&A, 부메랑 될수도

아이에스동서의 광폭행보에 금융권도 긍정적인 반응이지만, 일각에서는 거침없는 외형확장이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과 사업다각화를 이뤘지만, 여전히 건설 비중의 매출이 높기 때문이다. 아이에스동서의 매출액 중 건설 비중은 2016년 기준 69.1%다. 

실제 아이에스동서의 지난해 실적이 줄어들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이에스동서는 연결기준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 집계결과 매출액은 4198억원, 영업이익이 62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20.7%, 27.7%나 줄어든 규모다. 증권가에서는 아이에스동서가 지난 3월 부산 용호동 주상복합아파트 'W'를 준공하면서 매출에 공백이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권 회장이 의욕차게 뛰어든 독서실과 아이들 전용 놀이문화센터는 경쟁이 격해지고 있다. 정부의 상권분석에 따르면 2014년 6월 기준 3264개였던 전국 독서실은 지난 2016년 12월에만 2128곳으로 늘어나며 단 2년만에 65.2%가 증가했다. 아이에스동서 입장에서는 새로운 공간 사업 진출을 통해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지만 경쟁이 심해지는 레드오션 분야인 셈이다. 

새롭게 인수한 어린이 놀이문화시설인 트램폴린 파크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2013년 52개에 불과했던 키즈카페는 2014년 246개로 급증했다. 게다가 어린이 놀이시설인 만큼 안전사고 위험도가 높아 관리 및 운영에도 큰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한편 아이에스동서는 오는 30일 서울시 강남구 본사에서 정기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이날 주총에는 감사보고 및 재무제표 승인과 함께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등이 진행된다. 사내이사 후보는 권민석 대표이사와 허석헌 부사장이며,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는 양원모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권대우 시사저널 대표이사, 박창하 동아회계법인 대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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