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더주고 쇼핑도 하고...비대면거래 확산에 비중 늘어날 듯

시중 은행들이 새로운 판매채널로 온라인쇼핑몰을 주목하고 있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기자] 온라인 쇼핑몰에 은행이 문을 연다?

은행들과 온라인 유통업체간의 협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앱·모바일 등 비(非)대면 금융거래가 늘어나면서 점포와 현금자동입출기(ATM)를 줄여왔던 금융권이 이제는 온라인 쇼핑몰과 손을 잡고 새로운 영업채널 개척에 나서고 있어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등은 최근 온라인 쇼핑몰업체들과 손을 잡고 쇼핑몰 내에 온라인 판매채널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가입하는 이 상품들은 이용실적에 따라 해당 은행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거나, 제휴한 쇼핑몰의 포인트나 할인쿠폰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금리도 더주고, 온라인 쇼핑도 유도하기 때문에 서로에게 윈윈(Win-Win)인 셈이다. 

시중 은행 중 가장 먼저 온라인쇼핑몰과 손을 잡고 판매채널을 선보인 곳은 KEB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7월 인터파크 내에 상품몰을 열고 예적금 및 자동차대출 등 하나은행이 취급하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우대금리를 제공하며 판매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6월29일까지 자사 온라인몰 내 '하나은행몰'을 통해 '셀프기프팅적금' 'Young하나적금' '리틀빅정기예금' 'e-플러스정기예금'에 가입하거나 '1Q오토론' 대출을 받을 경우 인터파크 '아이-포인트'를 3000~1만포인트 제공한다. 해당 상품들은 모바일 비대면실명확인을 거쳐 가입이 가능하다. 

우리은행은 이베이코리아와 손을 잡았다. 오픈마켓 쇼핑몰인 G마켓과 옥션에서 금융상품을 팔고 있다. 쇼핑몰 이용실적에 따라 최대 연7%의 금리를 제공하는 '위비라이프앳G마켓' '옥션팡팡적금'을 지난해 10월 선보여 큰 관심을 받았다. 이 상품은 출시 100일만에 누적계좌 1만4717좌, 계약액 158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이베이코리아와 우리은행은 지난해말 계약이 종료돼 현재는 이용할 수 없는 상태다. 우리은행은 통합앱인 위비톡을 통해 쇼핑이 가능하다. 

국민은행은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몬과 지난해 8월부터 손발을 맞추고 있다. 최근에는 6개월짜리 자유적립식 예금인 'KB티몬적금'을 선보였다. 이 상품은 연 1.6~2.2% 금리가 적용되는데, 세금을 공제한 만기해지 원리금은 티몬캐시로 전환이 가능하다. 특히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할인쿠폰 및 전환금액의 최대 10%까지 추가적립도 할 수 있다. 

후발주자인 IBK기업은행은 KB국민은행과 함께 했던 티몬을 파트너로 삼았다. 이미 티몬 내에 제1호 온라인지점인 'IBK티몬지점'을 개장했다. 이 곳에서는 기업은행의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콧대 높던 은행들이 온라인 쇼핑몰과 손을 잡고 영업에 나선 것은 온라인쇼핑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전년동기대비 20.8% 증가한 8조6991억원에 달했다. 이중 모바일쇼핑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32.4% 증가한 5조2452억원으로 온라인쇼핑 거래액의 60%를 차지했다.

게다가 오프라인 점포가 줄면서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은행 전체 거래량의 90%를 넘어선 것도 온라인쇼핑몰과 손을 잡게 된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앞으로도 온라인 쇼핑몰과의 협업과 같은 다양한 형태의 크로스오버 채널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점포와 ATM기기가 줄어들면서 이를 대체할 다양한 판매채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들 역시 은행권의 러브콜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제휴를 맺은 은행을 통해 카드, 포인트 등 다양한 마케팅 활동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온라인쇼핑몰을 통해 선보인 은행상품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의외로 높다"면서 "유통업체와의 협업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판매채널 개발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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