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음악을 다양한 장르로 재해석 대중음악 시장 지각변동

지난 7월 국립극장 '여우락 페스티벌'에서 공연한 씽씽.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국악밴드 잠비나이는 지난 2018평창올림픽 폐회식 무대에 올라 강원도 출신 천재 기타리스트인 양태환과 함께 춘앵무를 재해석해 선보였다. 80명의 거문고 연주자들과 함께 자신들의 곡인 ‘소멸의 시간’을 연주해 세계의 뜨거운 주목을 이끌었다.

최근 국악밴드 잠비나이나 민요록밴드 씽씽 등 우리의 전통음악을 기반으로 다양한 음악을 재해석해 새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추구하는 그룹들이 대중음악 시장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우선 아찔한 하드락 뮤지션의 비주얼을 갖추고 테크노 비트에 글램 록, 디스코 사운드를 입힌 강렬한 국악 사운드로 무장한 민요록밴드 ‘씽씽’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씽씽은 지금까지 엘턴 존, 스팅, 잉베이 맘스틴, 앤스랙스 등 주로 팝 뮤지션들이 올랐던 현대카드 큐레이티드(Curated)의 40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돼 오는 31일 이태원 언더스테이지에서 단독콘서트를 갖는다. 

또한 국내 대중음악 페스티벌에 출연이 드문 국악밴드 잠비나이도 오는 5월 19~20일 한강난지공원에서 열리는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8’에 출연한다. 원래 잠비나이는 각종 페스티벌에 섭외되며 해외에서 인지도 높다.  

씽씽은 경기민요 이수자 이희문·신승태·추다혜와 프로듀서 장영규(베이스),이철희(드럼), 음악동인 고물의 이태원(기타) 6명으로 구성됐다. 잠비나이는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서 국악을 전공한 이일우, 김보미, 심은용이 주축이다. 

씽씽과 잠비나이는 우리음악을 기반으로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꼭 국악의 틀에 갇혀 있지 않다. 우리음악을 기둥으로 다양한 음악에 새로운 해석을 가해 ‘세상에 없던’ 음악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먼저 크게 주목 받았고 최근엔 국내 대중에게도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별난 밴드 씽씽은 다양한 장르의 여섯 음악가들이 각자의 스타일을 능수능란하게 융합해 새로운 장르를 창조했다. 민요에 록을 입힌 파격적인 음악과 락스타의 아찔한 비주얼로 힙합과 EDM에 물든 젊은 층을 빠르게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지난해 9월 아델, 존 레전드, 에스페란자 스팔딩 등이 출연했던 미국 공영라디오 NPR의  ‘타이니 데스크 콘서트(Tiny Desk Concert)’에 출연해 유투브 동영상이 120만 조회수를 넘으며 온라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 프로그램에는 씽씽이 한국인으로는 첫 출연이었다. 

특히 이번공연에서 난봉가, 정선아리랑, 창부타령, 베틀가, 흥타령, 청춘가 등 민요를 사이키델릭으로 표현해 많은 관객들에게 호응을 얻을 예정이다. 

해외 각종 유명 록페스티벌에서 섭외 받는 팀으로 유명한 국악밴드 잠비나이는 강렬한 헤비메탈을 연상케 하는 강렬한 사운드와 동시에 해금 등에서 나오는 애절한 선율을 연주한다. 

그래미 어워즈를 5차례 수상하고 세계적인 록밴드 ‘U2’와 ‘롤링스톤스’ 등을 프로듀싱 음악 프로듀서 스티브 릴리화이트는 “트렌드를 좇는 것이 아니라 트렌드를 주도하는 밴드”라는 말로 잠비니아를 평가했다. 

국내외를 통 털어 유례가 없는 밴드라는 얘기다. 팀명 또한 의미심장한 뜻이 숨겨져 있을 듯하지만 사실은 순우리말 음절을 별다른 의미 없이 붙인 것이다. 밴드의 일원인 이일우는 “규정짓지 않고 그냥 들리는 대로 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대중음악계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 위주의 K팝이 중심이 된 국내 대중음악 시장에서 씽씽과 잠비나이처럼 새로운 음악을 들려주는 팀들은 ‘다른 음악’에 대한 갈증을 충족시켜주고 있다. 세계에서 먼저 인기를 얻은 것이 젊은 층 사이에서 ‘쿨해 보인다’는 인식을 안긴다”고 봤다. 

콘서트 기획사 관계자도 “이미 실력이 검증된 뮤지션과 새로운 음악을 듣기를 원하는 청자들의 욕구가 맞물리면서 업계에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면서 “유튜브 등의 확산으로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음악을 들을 기회가 많아지면서 국악 기반의 새로운 음악을 하는 팀들의 주목도가 점점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악밴드 '잠비나이' 공연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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