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의류업체 인디에프 110% 상승...기대감 경계 실적 따져봐야

정의용 수석대북특사(국가안보실장)가 지난 5일 오후 평양 조선노동당 본관 진달래관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4월 말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합의한 데 이어, 북미 정상회담도 가시화되는 등 한반도 화해 기류가 급물살을 타면서 남북 경제협력 관련주들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성공단 입주 사와 금강산 관광, 대북 송전 관련 기업 등 17개 ‘남북 경협주’의 지난 9일 현재 주가는 작년 말 대비 평균 44.92%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0.33% 하락하고 코스닥지수는 8.44% 상승에 그치 것과 비교하면 남북 경협주의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개성공단에 공장을 둔 인디에프는 무려 110.53% 급등하며 가장 큰 수혜 종목으로 나타났다. 인디에프의 주가는 지난해 말 1045원에서 지난 9일 2200원으로 상승했다. 인디에프는 조이너스와 꼼빠니아, 트루젠, 테이트 등의 브랜드를 가진 의류 제조 및 판매 업체다.

특히 비효율 매장 철수와 적자 브랜드 정리, 신규 사업 매출 증가로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17개 남북 경협주 가운데 가장 큰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속옷 전문 기업인 좋은사람들도 같은 기간 주가가 1950원에서 3895원으로 99.74% 오르며 2배 수준으로 뛰었다. 개성공단 입주사인 재영솔루텍과 제이에스티나도 각각 81.94%와 68.04% 상승했다. 재영솔루텐은 자동차 부품을, 제이에스티나는 개성공단 설비를 활용해 손목시계를 생산하는 회사다.

대북 송전주인 제룡전기(84.12%)와 선도전기(64.93%), 제룡산업(59.88%) 역시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제룡전기는 변압기와 개폐기 등을 제조하고 판매하는 회사이며, 제룡산업은 2011년 제룡전기로부터 금속 및 합성수지사업부문 인적분할되며 설립됐다.

이밖에 대북 경제협력 사업을 주도했던 현대아산의 최대 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는 44.49% 상승했으며, 금강산에 골프 리조트 사업권을 보유한 에머슨퍼시픽 역시 15.30% 오르며 남북 화해 기류 속에 사업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남북정상 회담과 북미정상 회담이 가시화되는 등 한반도 정세가 급물살을 타면서 이들 남북 경협주들이 일제히 급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적과 무관하게 막연한 기대감으로 투자했다가는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이들 기업 중 상당수가 남북관계 경색 기간 동안의 손실로 실적 부진 상태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제이에스티나의 경우 개성공단 중단 장기화에 따른 손상차손과 사드 이슈 여파로 지난해 영업손익이 적자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경계감을 갖고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북한 핵실험에 둔감해졌듯이 남북정상회담도 과거에 비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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