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가 상승 여력 높은 서울 33곳 조합설립 인가 전 주변 물색 필요
광진 구의ㆍ자양, 동대문 전농, 서대문 남가좌 북가좌동 투자할 만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사거리 인근 단독 주택 전경. 사진=다음지도

정부 부동산 규제 강화로 주택시장이 침체기를 맞이한 가운데 새 투자처로 재정비촉진지구가 떠오르고 있다. 재정비촉진지구는 낡은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기반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하는 도시재생 사업의 하나로 난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종합적인 개발 계획을 수립해서 실시하는 개발 지역을 말한다. 과거 지자체별로 시행되던 뉴타운 사업을 국가 차원에서 실시하기 위해 2006년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해서 규제를 완화해 개발을 촉진하고 재정적인 지원도 가능하게 했다.

재정비촉진지구는 주거지형과 중심지형 두 종류가 있는데, 주거지형은 50만㎡ 이상으로 아파트 단지를 건설하고, 중심지형은 20만㎡ 이상으로 역세권 부도심을 개발하는 것으로 주로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 등을 짓게 된다. 서울에는 현재 33개의 재정비촉진지구가 있는데 이중 천호ㆍ성내, 구의ㆍ자양, 돈의문, 상봉, 전농ㆍ답십리, 미아중심, 세운, 홍제, 영등포, 가리봉, 청량리, 합정 등이 중심지형이고, 은평, 길음, 상계, 수색ㆍ증산, 방화, 신정, 신길, 노량진, 가재울, 아현, 흑석, 이문ㆍ휘경, 미아, 북아현, 장위, 중화, 거여ㆍ마천, 시흥, 한남, 신림 등이 주거지형이다.

지가 상승 여력 높아

재정비촉진지구에서는 재개발사업과 재건축사업, 도시환경정비사업 등이 대규모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가 상승 여력이 높다. 역세권부도심을 개발하는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진행된 합정재정비촉진지구는 합정역 주변에 주상복합아파트와 오피스텔, 오피스빌딩 등이 신축돼 역세권 환경이 크게 개선되면서 이 일대 지가가 크게 올랐다.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 중 하나였던 아현재정비촉진지구도 최신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지가 상승은 물론이고 도시 환경 자체가 몰라보게 달라졌다.

재정비촉진지구의 지가는 통상적으로 조합설립 인가 전에 크게 오르며 그 후 사업 진행에 따라서 사업시행 인가-관리처분계획 인가-철거-공사-입주 순으로 단계별로 지가가 상승한다. 따라서 재정비촉진지구 내 부동산을 매입할 때는 사업 진행 단계와 속도를 꼼꼼하게 따져서 적정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재정비촉진지구 내 부동산은 향후 공사가 완료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시세 차익이 보장되기 때문에 예상 권리가액에 프리미엄이 어느 정도 붙어 있다. 조합설립 인가 전에는 프리미엄이 적지만 공사 완료 때까지 시일이 많이 걸린다는 점에서 기간 리스크가 크다. 사업시행이 인가된 구역은 순탄하게 공사가 진행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안전하긴 하지만 프리미엄이 많이 붙어 있을 공산이 커서 매입비용이 부담이 된다.

이주 수요 지역 노려야

자금 여유가 별로 없어 재정비촉진지구 내 부동산을 매입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주변 지역을 노리는 것도 효율적인 투자 방법이다. 재정비촉진지구 개발에 따른 후광효과가 큰데다 향후 이주 수요로 인한 지가 상승도 보장되기 때문이다.

재개발이나 재건축 사업에서 관리처분계획 인가가 나게 되면 주민들은 조합으로부터 이주비를 받아 공사 기간 동안 임시로 살 집을 찾아 이사하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주민들이 비교적 가까운 곳으로 이사하는 경향이 강하다. 어차피 살던 곳으로 다시 돌아와야 하므로 생활환경을 급작스럽게 바꿀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단기간에 몰리게 되는 이주 수요는 재개발이나 재건축 구역 주변 집값이나 전세금을 밀어 올리게 된다. 철거로 인한 이주 기간은 통상 1년인데 이 1년 사이에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개포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으로 인해 주변 개포4동과 양재2동의 지가가 크게 상승한 것도 한 예가 된다. 왕십리 뉴타운 공사 기간 동안 주변 신당동과 마장동 등지의 주택 값도 가파른 상승을 기록한 바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 주공 8단지 전경. 사진=허홍국 기자

재개발이나 재건축 공사 기간은 대략 3∼4년이 걸리게 된다. 공사 기간이 끝나면 새로 지은 아파트로 이사 갈 사람이 많기 때문에 전세금이나 집값이 떨어질 것으로 걱정하는 분도 있는데 그리 염려할 일은 아니다. 서울 도심의 전세금은 전세 물량 자체가 부족하기 때문에 오르면 올랐지 떨어지는 일은 별로 없다.

게다가 이사 온 사람 모두가 새로 지은 아파트로 되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이사 온 사람 중에는 정비구역에서 전월세로 살다 온 사람도 많고, 자금이 부족해 새 아파트를 전월세를 주고 이곳에 계속 머무르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눈여겨볼 지역은 서울 광진 구의ㆍ자양재정비촉진지구 주변 지역과 서울 동대문 청량리재정비촉진지구 주변지역인 전농동 일대, 서대문 가재울재정비촉진지구 옆 남가좌동, 수색증산재정비촉진지구 주변 북가좌동 일대 등이다. 구의ㆍ자양재정비촉진지구는 일반인 소유의 주택이 별로 없고 지자체와 정부 소유의 땅이 대부분이어서 진행 속도가 빠를 가능성이 높고 완공되면 역세권 부도심으로서 상권이 확대될 지역이다. 따라서 인근 구의동이나 자양동의 환경이 좋아지면서 집값이 상승 곡선을 탈 수 있다. 청량리는 이미 역세권 부도심으로서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아파트 등이 들어선 최첨단 상권으로 공사가 한창이다. 인근 용두동과 제기동은 지가가 이미 크게 상승한 지역이라 아직 저평가된 전농동 일대 투자가 유력해 보인다.

가재울재정비촉진지구는 한 두 개 구역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층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해 신흥 주거단지로 각광받고 있다. 이 지역 33평 아파트는 이미 7억 원에 육박하고 있다. 연희동에서 명지대 사거리로 올라가는 남가좌동 일대는 대단위아파트 단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골목상권과 연세대와 이화여대, 홍익대 등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원룸이나 투 룸 상권이 점차 활성화될 곳으로 예상된다.

수색증산재정비촉진지구는 이제야 개발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곳이다. 따라서 길 건너편 북가좌동 일대는 개발이 진행됨에 따라 후광효과는 물론이고 이주로 인한 수요까지 겹쳐지면서 지가가 꾸준히 상승할 곳으로 판단된다.

Who is he?

-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졸업

- 전 동아일보 기자

- 중앙일보조인스랜드, 매경인터넷, 부동산써브 상담위원

- 현 착한부동산투자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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