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29척 20억 달러 수주 호조…친환경 규제, 북극 항로 긍정적

사진=현대중공업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글로벌 해운업계가 바닥을 치고 지난해 3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현대중공업의 실적이 반등할 조짐이 일고 있다.

올해 1분기가 채 지나기도 전에 릴레이 수주로 20억 달러의 선박 수주 실적을 기록하는 등 쾌속 질주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7월부터 부산항~러시아 야말반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 이르는 북극 항로가 지구 온난화로 열린 것과 오는 2020년까지 모든 선박에 친환경 장치를 설치해야 하는 국제해사기구의 규제는 호재로 작용될 전망이다.

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최근 2년간 일감 부족에 직면해 지난해 군산조선소를 폐쇄하는 등 뼈 깎는 구조조정을 진행해왔던 현대중공업이 올 들어 총 29척, 20억 달러의 수주를 기록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년 전부터 최악의 일감 부족으로 지난해 극심한 보릿고개를 맛본 것이 불과 8개월 전쯤이다. 이 같이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실적 기대감은 커지는 모습이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극심한 일감 부족에 시달리자 자구 노력 일환으로 군산조선소의 폐쇄를 감행했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실적은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저조했다. 영업이익은 100억원대 수준에 그쳤다. 이도 엄밀히 보면 강도 높은 경영 개선 노력 덕분이다. 현대중공업 지난해 실적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5조4688억원, 14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6년보다 매출은 31%, 영업이익은 96%감소한 수치다. 이 같은 실적 저조는 수주절벽과 환율 하락, 강재 가격 인상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적 하락세는 비수기인 올 1월 총 15척, 10억 달러 규모를 수주하면서 반등하는 분위기로 바뀌었다. 선박 수주는 2월에도 이어져 LPG선 2척, VLCC(초대형 유조선) 2척 등 4척을 따내는 실적으로 이어졌고, 이달 들어서는 현재까지 4척의 선박을 수주한 상황이다. 현대중공업이 올 들어 64일 만에 수주한 선박은 총 29척, 20억 달러 규모에 이른다. 지금까지 현대중공업이 거둔 실적을 보면 일단은 긍정적이다.

선행시장인 국내 해운업계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감 확보도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현대중공업의 실적 증대의 기대감을 낳고 있다. 지난해 최저치로 떨어졌던 발틱운임지수(BDI)가 올 들어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손익분기점을 넘겼다. 통상 해운업계 발틱운임이 손익분기점을 넘으면 글로벌 선사들의 선박 발주가 증가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그동안 해운 시황 악화의 원인이었던 공급 과잉이 오는 2020년 기존 선박에 친환경 설비 장치 의무 규제화로 폐선률이 높았기 때문이다. 국제해사기구는 앞으로 2년 후까지 기존 선박에 친환경 장치 설비를 의무화했다. 선주입장에선 기존 선박을 수리하는 것보다 신규 선박을 발주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북극항로 이용하는 쇄빙선. 사진=민주신문DB

여기에 북극해 항로가 지구 온난화로 열린 것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해운업계가 회복세에 힘입어 거리와 시간이 단축 가능한 북극해 항로 이용 빈도가 높아졌다. 북극해 항로를 이용하게 되면 기존 아시아~유럽 항로에 비해 거리로는 약 7000km, 운항일수는 약 10일 단축돼 물류비를 줄일 수 있다. 북극해 항로는 지구 온난화로 지난해 7월 쇄빙선 없이 항해가 가능한 길이 열렸다.

중국과 미국의 가스선 수요 증가도 실적 반등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현재 미국은 LNG가스를 중국에 수출하려하고 중국은 이를 수입하려 하고 있다. 물동량이 늘어 컨테이너선 수요가 증가한 것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와 관련 현대중공업은 R/D와 이를 바탕으로 한 수주로 실적을 끌어올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해운업계 회복세에 발주 물량이 늘고 있다”며 “기술 혁신의 R/D연구와 이를 바탕으로 한 수주 전략으로 실적을 달성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회사 올해 수주 목표는 전년보다 30%이상 증가한 132억 달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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