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쇼크, 그의 정치적 정책은 누가?

자신의 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가 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검찰청으로 자진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김병건 기자] 민주당 경선에서 2등을 했던 안희정이다. 그는 다음 대권에 가장 가까이 있던 사람이다. 충남 지사로서 행정은 상식적이었다. 많은 공무원들이 그를 진심으로 존경했다고 한다. 정치 철학의 관점으로도 그는 자신만의 세계를 완성한 것 같았다.

진보진영에서는 금기와 같은 이야기를 했다. 문재인 후보 시절 법인세 인상 안에 반대했다. 정확하게는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뿐인가 시장 중심의 경제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노동시장을 유연하게 해야 한다고 했다. 얼추 공약만 본다면 지금 자유 한국당에서 내놓았을 것 같은 공약들이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이야기하는 중도의 길을 그가 먼저 걸었다. 안희정 지사는 사석에서 ‘진보적 가치들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보수 쪽 생각을 가진 분들까지 소통하고 화합하고 설득하면서 가야 한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해하면서도 동의하기는 어렵지만 그는 최소한 동서 화합과 좌우대립 문제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안희정의 꿈
 
안희정의 정책 목적은 바로 ‘지방분권’ 이였다. 그래서 나온 공약이 아마도 전국 지방 국공립 대학교의 등록금은 아예 받지 않는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 지방 정부의 채용도 일정 부분 가산점과 배정으로 지역 일꾼을 양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안희정 전 지사는 서울 중심의 폐해는 더 이상 대한민국을 발전시킬 수 없는 방법이라고 했고 유일한 대안은 자치분권이라고 했다. 17개 시도와 228개 시군구에 사법 및 자치 경찰권을 포함한 중앙정부 운영 권한을 지방정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지역 발전과 치안문제까지도 지역에 넘겨야 영남, 호남, 충정이라는 지역적 대립에서 벗어 날 수 있다고 처방했다.

안희정 전 지사는 지난 대선 당시 의석 현황에 따라 통합되는 내각을 구성할 것이다 라고 연정 안을 제시했습니다. 승자 독식 구조를 벗어나야 한다는 한국정치의 변혁을 예고했었다.

인간 안희정이 아닌 그 정책은 누가?

노무현 대통령 당선되고, 안 전 지사는 1년 뒤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법정에 섰다. 그는 최후진술에서 “저를 무겁게 처벌해 주셔서 승리자도 법과 정의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증명해 달라”라고 했다. 이번 사건도 그가 그토록 강조했던 민주주의 절차와 시스템에 따라 법정에서 사실이 규명되고 응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다. ‘안희정 쇼크’ 때문에 여의도 정치 시스템은 지금도 혼란 중이다. 여기저기에서 다음은 누구인가? 각종 정보지에서는 다음은 누구다 라고 지명하고 있다. 난리통이다. 

아무도 이번 METOO운동이 ‘갑을’ 관계에서 출발했고 피해자는 언제나 약자였다는 사실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 과거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행위가 명예훼손 죄가 될 수 있다고 일부 언론들은 협박까지 하고 있고 그나마 대다수의 언론들은 그저 황색 저널리즘의 이야기를 여과 없이 즐기기만 한다. 그 언론사 덧글이나 포탈의 덧글들을 읽고 있노라면 저 사람들이 과연 나와 같은 사람인가 싶을 만큼 흉한 것도 많다.

과거 안전 지사와 친했던 사람들은 그냥 아는 사람이었다고 친분을 부정하고 있다. 베드로가 그날 밤 닭이 울기전에 3번 부인한 것처럼.. 그런데 이 와중에서 안희정 전 지사의 융합하고 화합하고 대담한 지방자치를 주장하는 사람들 마저도 소리를 낮추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시대정신마저 쓰레기통에 버려서는 안 된다. 서울 중심의 국가 운영에 종지부를 찍고 담대한 지방 자치의 시대를 열어야 하고 진보와 보수 간의 끝없는 이념의 전쟁에서 화합의 시대로 가자고 누구 하나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더 답답하고 안 전 지사가 원망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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