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TF 통폐합 제시 "추가 손실 가능성"… 9일 공운위서 결정

5일 한국광해관리공단 노조원들이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기관 통합안에 대한 반대 투쟁을 벌이는 모습. 사진=뉴시스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MB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에 앞장선 광물자원공사가 결국 유관 기관과 통합되는 운명에 처하게 됐다. 그동안 해외자원개발 투자금마저 회수하지 못한 채 자본잠식에 빠져 자생력 확보마저 어려운 상황까지 치달았기 때문이다. 반면 통합 상대로 거론돼온 광해관리공단 노동조합 측이 통합을 반대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해외자원개발혁신TF(태스크포스)는 5일 오후 2시 서울 수송동 석탄회관에서 제3차 전체회의를 열어 해외자원개발 사업 부실로 자본잠식 상태에 빠진 광물자원공사를 유관기관과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해외자원개발혁신TF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광물자원공사가 해외 사업을 계속 운영할 경우 추가적인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어 결국 국민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광물자원공사는 해외자원개발 사업 부실로 차입금 규모가 5조 원을 넘는 등 자본잠식 상태다.

광물자원공사 처리 방향은 공사의 해외자산은 정리하고, 공적 기능만 유지하는 방안을 비롯해 재정부담(손실) 최소화, 공사의 부실 책임에 대한 엄정한 처리, 민간에 대한 해외자원개발 지원체계 강화로 정리됐다.

해외자원개발혁신TF는 광물자원공사와 통폐합할 기관을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광물자원공사를 광산피해 복구와 폐광지역 지원 등의 업무를 하는 광해관리공단과 통합하는 방안이 채택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광해관리공단은 2016년 부채비율이 25%에 불과한 정도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이어서 두 기관을 통합할 경우 광물자원공사의 재무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광해관리공단은 2016년 기준 자산 1조5000억 원, 부채 3000억 원으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광물자원공사와 광해관리공단의 통폐합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광해관리공단 우리노동조합 홍기표 위원장과 조합원 70여명은 서울 종로구 석탄회관에서 해외자원개발혁신TF의 유사 기관 통합안에 대한 반대 투쟁을 벌였다. 이들은 근본적인 부채해결 없이 광물자원공사와 통합하는 것은 재무구조가 건실한 광해관리공단의 동반 부실을 초래한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산업부 관계자는 "광물자원공사와 통폐합할 기관은 오는 9일 향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검토하게 될 것"이라며 "이달 말 공운위 정책자문단을 구성해 논의를 거쳐 세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물자원공사의 통폐합을 위한 관련 법 개정 작업은 오는 4월 중 시작될 전망이다.  

이날 해외자원개발혁신TF는 대한석탄공사 통합방안은 다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석탄공사는 생산원가 상승에 따른 영업손실과 금융비용으로 만성적자를 기록하며 납입자본금이 법정자본금에 육박해 2회 무상 감자를 실시하면서 통폐합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