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계 네덜란드 작가 파레틴 오렌리 ‘Nature of Me’ 전 선보여
[민주신문=양희중 기자] 현재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신조현상으로 치부되어온 글로벌리즘과 이주문제, 신자유주의 등으로 인해 오늘날의 사회구조가 어떻게 변모하는지 도시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거대하게 성장하는 도시를 매개체로 예술작품에 주력해온 터키계 네덜란드 작가 파레틴 오렌리(49)의 개인전이 서울 이태원 P21에서 열리고 있다.
파레틴 오렌리는 ‘Nature of Me’라는 타이틀로 시, 드로잉, 비디오, 사운드, 사진, 설치작업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그만의 대표작과 신작들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세계에서 도시는 접목한 나무처럼 줄기를 따라 거대하게 성장한다. 또한 도시는 높은 생산성을 위해 나무에 접붙이듯 인간의 욕망을 위해 자연을 인위적으로 변형하고 거대한 다른 시각으로 도시의 변화과정을 주목한다.
파레틴 오렌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를 ‘살과 혼을 가진 거대한 유기체’로 인식하고 이번 전시에서 자연, 본성, 성질 등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자연이라는 주제를 통해 도시의 개체성과 그것을 구성하는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좀 더 깊이 파고든다.
특히 신작 ‘Underground Megacity (지하 거대도시)’는 유기체로서의 도시가 어떻게 자라는지의 모습을 섬세한 필치로 시각화한 드로잉이다. 모든 정보와 지식을 차지한 생명체 도시가 그 구성원인 인간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는 미래를 상상해보며 ‘우리가 이끌어가는 인공적인 삶의 끝은 어디인가’하는 물음을 던진다.
작가는 국가, 도시와 문화의 현실을 넘나들며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는 신조 현상들(글로벌리즘, 이주문제, 신자유주의 등)으로 인해 오늘날의 사회구조가 어떻게 변모하는지 주목해왔다.
작가는 오늘날의 도시가 인간처럼 매우 복잡한 성질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우리가 정복할 수 없는 괴물 같은 거대 생 명체가 되었다고 본다. 작품속에 삶과 자연, 도시환경이 어떻게 융합하여 새로운 현실을 형성하는지 탐구하며 식물의 ‘접목 (grafting)’과 인간의 ‘성형수술’에 주목한다.
작년 국립현대미술관 창동 레지던시 (2017)에서 작업했고, 아트선재에서 개인전 ‘국적없는 돈’을 개최, 한국에 이름을 알렸다. 그의 작품은 터키 코치그룹 재단(Vehbi Koc Foundation), ABN-AMRO 컬렉션, 회우스-조머 컬렉션 (Collectie De HeusZomer), AMC 아트 컬렉션 등에 소장되어 있다. 전시는 30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