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전 관광산업팀장 조카 등 4명 채용청탁…정의당 "사상 최대 취업난 속 권력자 음서제"

강원랜드 전경. 사진=강원랜드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문체부 간부의 전화를 받은 강원랜드 카지노실장이 채용청탁을 받은 인물들을 모두 합격시킨 것으로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정의당은 "국민들에게 상실감과 박탈감을 안겨주고 있다"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강원랜드의 주무부처다.

28일 정의당 등에 따르면 문화체육관광부 전 관광산업팀장 A씨는 지난 2012년 12월 강원랜드 카지노실장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조카와 처조카 등 총 4명을 강원랜드에 채용해줄 것을 청탁했다. 문체부 전 관광산업팀장 A씨와 강원랜드 카지노실장 B씨는 평소 친분이 있는 사이로 알려졌다. 

이후 과정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진행됐다. 문체부 핵심 책임자의 채용청탁 전화를 받은 강원랜드 카지노 실장은 이를 인사팀장에게 전달하고, 면접 당일 포스트잇에 이들의 이름을 적어 넘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최흥집 전 강원랜드 사장도 적극 협조했다. 최 전 사장은 이들을 채용하기 위해서는 채용인원을 늘려야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채용인원 확대를 허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면접전형에서 이들 네명은 모두 합격했다. 합격결과가 나오자 청탁을 받은 강원랜드 카지노실장 B씨는 문체부 전 관광산업팀장 A씨에게 전화를 걸어 "부탁한 분들은 모두 합격시켰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당시 강원랜드는 사업장 증설 및 카지노 인허가와 관광개발기금 책정 등으로 주무부처인 문체부의 눈치를 살폈을 것으로 보인다. 

정의당은 "국가 기관의 고위 공무원까지 강원랜드 채용비리에 개입되어 있었던 것"이라며 "사상 최대의 취업난 속에서 권력을 가진 이들이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자신들만의 음서제를 이용하고 있었다는 사실"이라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채용비리와 관련한 언론보도로 난감한 상황"이라며 "검찰 수사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문체부 관광산업팀이 강원랜드를 포함한 카지노 사업에서 핵심 영향력을 행사한 것은 사실"이라며 "결국 강원랜드 입장에서는 A씨의 채용청탁을 뿌리치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세계일보는 보도했다. 

한편 검찰은 문화체육관광부가 강원랜드 주무부처여서 그 권한으로 채용청탁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문체부와 강원랜드간 업무 등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민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