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셀네트컴 통해 소규모 회사들 인수...세종·공평저축은행 인수 후 주식담보대출로 몸집 불려

슈퍼개미 유준원씨의 텍셀네트컴이 지난 19일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을 420억원대에 전격 인수했다. 사진=민주신문DB

[민주신문=서종열기자]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이 슈퍼개미에게 인수됐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은 최대주주인 골든브릿지가 보유한 회사 지분 2121만382주 전량을 텍셀네트컴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9일 밝혔다. 골든브릿지가 보유한 골드브릿지투자증권 지분은 41.84%로 매각금액은 420억원대다.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을 인수한 텍셀네트컴은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한 네트워크솔루션 기업이다. 코스닥 상장사인 이 회사 주인은 슈퍼개미로 알려진 유준원씨다. 

재계에서는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을 인수한 유 대표의 향후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유씨가 2009년 텍셀네트컴을 인수한 후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사세를 확장해가고 있어서다. 특히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인수 이후 600억원대의 유상증자를 거쳐 계열인 저축은행들과 연계한 종합금융업체로 회사를 키울 것이란 관측이다. 

텍셀네트컴 지렛대로 공격적인 M&A 나서

2009년 텍셀네트컴을 인수하며 재계에 모습을 드러낸 유준원씨는 증권가에서 '슈퍼개미'로 불린다. 텍셀네트컴 인수 후 곧바로 현대자동차그룹의 부품 납품업체인 씨티엘의 경영권을 200억원에 인수한 후 2년 만에 씨티엘의 지분 10.1%를 한신공영의 계열사인 코비서비스에 매각하며 80억원대의 차익을 남겼기 때문이다. 

지난 2013년 세종저축은행의 봉사활동에 참석한 유준원 텍셀네트컴 대표(왼쪽). 사진=세종저축은행

언론 노출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진 유 대표는 증권가에서는 '믿을 맨'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에 대한 정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적자에 허덕이던 기업들이 그에게 인수되면 흑자로 전환되는 놀라운 경영성과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실제 2009년 8월 씨티엘의 경영권을 인수했던 유씨는 취임 이후 원가절감과 판관비 개선 등을 통해 단숨에 씨티엘을 흑자로 전환시키기도 했다. 씨티엘은 2007년 48억원, 2008년 12억원의 순손실을 봤지만, 유 대표에게 인수된 후 2010년에는 4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유 대표는 김춘수 전 텍셀네트컴 대표의 사위로 알려져 있다. 1974년생으로 연세대 법대를 졸업했고, 텍셀네트컴 이전에는 데모라인 이사와 멀티비츠미디어와 리피씨엔아이의 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장인회사인 텍셀네트컴을 인수한 후에는 공격적인 M&A에 나서면 증권가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텍셀네트컴을 일종의 지렛대로 삼아 소규모의 사업체를 잇달아 인수했다. 선박부품업체인 한중선박기계와 세종저축은행, 공평저축은행, 주식담보대출업체인 샤인스탁 등이 대표적이다. 공평저축은행과 세종저축은행은 지난해 1300억원대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자회사들이 이처럼 흑자로 돌아서자 지주사 역할을 맡고 있는 텍셀네트컴 역시 주가가 크게 올랐다. 2009년 1월30일 기준 텍셀네트컴은 종가는 425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2월27일 종가는 3만650원을 기록했다. 

저축은행 통해 주담대로 덩치 불려, 종합금융업 진출할까

증권가에서는 유 대표의 수완에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몸집을 불린 이후 주식담보대출로 매출액을 끌어올렸지만 이 과정에서 별다른 잡음이 없었기 때문이다.

2009년 1월31일 400원대에 불과했던 넥셀네트컴 주가는 유준원 대표가 2009년 취임한 후 지난 2월27일 주당 3만원을 돌파했다. 사진=다음 증권 갈무리

명동 사채시장의 한 관계자는 "세종과 공평은 상장사 대주주에게 주식을 담보로 대출한 뒤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로 내려가면 매각하는 방법으로 매출을 올려왔다"면서 "다른 저축은행들과의 차이점은 대주주에게 먼저 고지한 후 주식을 매각해 고객들의 불만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전했다.  

금융권에서는 텍셀네트컴을 통해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을 인수한 유 대표가 종합금융업으로의 진출을 준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인수 이후 600억원대의 유상증자도 준비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유 대표는 적자에 허덕이던 기업들을 인수해 단기간에 흑자로 전환시키는 경영수완을 보여 왔다"며 "지속적인 경영난으로 인해 존폐위기까지 몰렸던 골든브릿지투자증권을 어떻게 정상화시킬지 앞으로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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