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 3주간 휴약시 무항생제 표기 가능…"'저항생제' 표기로 바꿔야" 의견도

무항생제와 동물복지인증을 획득한 닭을 사용한다고 홍보물. 사진=자담치킨

[민주신문=유경석 기자] 치킨업계가 감성 브랜드로 소비자 구매를 유인하고 있다. 혼탁한 치킨시장과 대별되는 감성 브랜드로 시장을 넓히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특히 '무항생제닭' 등 치킨 원료육의 신선도를 적극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시판 중인 '무항생제 닭'이 항생제를 전혀 먹이지 않은 닭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치킨에 사용되는 육계의 경우 항생제를 투여하지 않은 기간이 21일 이상이면 '무항생제 닭'이 된다. 치킨용 육계는 보통 입식 후 28일 이후부터 출하가 가능하다. 7일간은 항생제를 투약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무항생제' 표기 대신 '저항생제'로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무항생제 닭' 표기에 얽힌 진실

'무항생제 닭' 표기는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항생제를 전혀 먹이지 않은 닭'과 큰 차이가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가 '무항생제 닭'을 사용한 점을 들어 '안심해도 좋다'는 취지로 홍보한다면 일단 의심해볼 일이다. 

실제 치킨 프랜차이즈 본사는 '무항생제 닭'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치킨'을 바라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적극 활용한 홍보방안으로 여겨진다. 

'100% 천연재료'를 내세우며 적극적으로 가맹점 사업을 펼치고 있는 '안심치킨'도 한 사례다. 안심치킨 브랜드로 가맹사업을 펼치고 있는 안심푸드 김승덕 대표는 "성장촉진제와 항생제 없이 기른, '무항생제' 인증기준을 획득한 하림 계열사 올품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사육농장을 직접 확인한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100% 항생제를 먹이지 않은 닭'인지 여부는 확인하지 않는 셈이다. 

'자연을 담아서 더 착한 치킨'을 표방한 자담치킨 역시 안심치킨과 크게 다르지 않다. 안심치킨이 원재료로 사용중인 올품의 한 관계자는 "'항생제를 전혀 투약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확인했다. 바른먹거리 제공을 앞세운 '바른치킨' 역시 100% 국내산 신선계육을 사용한다고 적극 알리고 있으나 사육현장에 대한 점검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18리터로 58마리만 튀긴다는 내용도 본사 차원에서 강제할 수 없어 가맹점주의 결정에 의존하고 있다. 

'무항생제 닭고기' 인증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무항생제 닭고기 인증 표시 논란의 핵심은 항생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인지, 항생제가 검출되지 않는 것인지에 대한 것이다. 

현재 '무항생제 닭고기' 인증은 병아리를 입식한 후 최소 3주간 항생제를 먹이지 않으면 '무항생제' 인증을 하고 있다. 육계의 경우 28일령부터 출하된다. 이에 따라 질병에 약한 병아리 때 7~9일간 항생제를 먹인 후 이후 18~21일간 항생제를 먹이지 않으면 '무항생제 닭고기' 인증을 받을 수 있다. 

'무항생제 닭고기' 인증 논란 지속 

2018년 1월 1일 이후 개정된 '무항생제 닭고기' 인증 기준이 적용된다. 현행 휴약기간이 투약기간의 두 배 이상인 경우와, 무항생제가축이 아닌 닭을 무항생제농장에 입식해 무항생제 닭고기로 생산·판매하기 위해서는 전환기간으로 3주 이상을 사육해야만 가능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이와 관련 관련업계 측은 출하 때 살코기에서 항생제 성분이 검출되지 않기 때문에 '무항생제'라는 입장이지만, 항생제 성분이 뼈 속에 잔류할 수 있어 소비자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특히 삼계탕이나 치킨 등 경우 닭 채로 삶거나 튀겨서 요리하기 때문에 뼈 속에 항생제 성분이 축적된 경우 어린이나 노약자, 환자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단체 등을 중심으로 '무항생제' 표기를 대신해 '저항생제' 등으로 표기방법을 수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소비자 오해를 막고 관련업계의 신뢰를 쌓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인증기준팀 관계자는 "무항생제 닭고기 표시와 관련해 지난해부터 논란이 있는 상태"라면서도 "무항생제 닭고기라는 용어는 소비자에게 이미 인식된 것으로, 이를 개명할 경우 오히려 소비자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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