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글로벌 27조원 규모, IDQ 전초기지 기술력·파트너십 등 시너지효과 기대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그레고아 리보디 IDQ CEO가 2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인수 계약에 합의했다. 사진=SK텔레콤

[민주신문=조성호 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8’에 참가하고 있는 SK텔레콤이 스위스 양자암호통신기업 ‘IDQ’를 인수한다.

SK텔레콤은 26일 약 700억원으로 IDQ 주식 50% 이상 취득해 1대 주주 지위를 확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추가로 SK텔레콤 양자기술연구소(퀀텀테크랩)의 현물출자를 진행한다. 모든 인수 절차는 올해 상반기 내 마무리할 예정이다. 상세 지분율은 양사 간 협의에 따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2001년 설립된 IDQ는 세계 최초로 2002년 양자난수생성기(ORNG)와 2006년 양자키분배(QKD)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양자암호통신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 역할을 해오고 있다. 특히 IDQ는 중국을 제외하고 전 세계 매출액과 특허 보유 등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16년 IDQ에 25억원을 투자하고 양자난수생성 칩을 공동 개발하는 등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글로벌 통신 강국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2016년부터 투자 및 협력 관계를 맺어온 IDQ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며,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양자 응용기술 특허 및 통신망 운용 역량과 함께 IDQ의 양자 원천기술 특허, 석‧박사급 연구인력, 폭 넓은 파트너십,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확보하고 있어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고 자신했다.

그레고아 리보디(Gregoire Ribordy) IDQ 최고경영자(CEO)는 “양자암호통신은 우리가 주고 받는 데이터를 안전하게 지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SK텔레콤과 협력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 규모 27조원, 선점 효과 노린다

IDQ를 인수한 SK텔레콤은 양자암호통신 기술은 물론 ‘양자센서’ 분야 기술력도 확보해 글로벌 양자암호통신 시장에 본격 진출할 방침이다.

시장조사기관 마켓 리서치 미디어에 따르면, 글로벌 양자정보통신 시장은 2025년 26조9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는 등 높은 잠재력을 갖고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이 같은 시장 전망에 따라 SK텔레콤은 IDQ의 기술력과 이미 구축돼 있는 파트너십을 최대한 활용하는 등 스위스 IDQ에 글로벌 사업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것이다. 700억원을 투자해 27조원 시장을 노리는 계산이다.

특히 IDQ는 북미와 유럽 지역 내 통신사와 전송장비업체, 항공우주국 등과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중동 시장에서도 파트너십이 구축돼 있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는 SK텔레콤에게는 안성맞춤인 셈이다.

우선 SK텔레콤은 전 세계 정부, 통신사,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양자키분배(QKD)와 양자난수생성기(QRNG)기술이 적용된 칩과 모듈을 각종 IoT기기와 서버, 모바일에 공급하는 사업을 확대한다.

이어 SK텔레콤은 연내 N대N 양자암호통신이 가능한 양자전용 중계기 개발을 완료하고 오는 2020년까지 초소형·초저가 양자암호장비를 개발해 양자기술을 일반 유선인터넷 가입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 하는 ‘QTTH(Quantum To The Home)’를 상용화 할 계획이다. 또한 2022년 상용화를 목표로 양자암호위성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이 스위스 양자암호통신기업 IDQ를 인수한다. SK텔레콤이 밝힌 예상되는 IDQ와의 시너지 효과.

특히 IDQ가 ‘양자센서’ 기술력도 확보하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한 관련 분야 사업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양자센서는 미세한 크기의 양자를 검출하고 감지하는 기술로, 이를 활용하면 자율주행차와 위성, 바이오, 반도체 등 다양한 첨단 기술 영역에서 기존 기술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IDQ는 이미 유럽우주국(ESA)이 개발 중인 차세대 우주발사체 ‘아리안6호’에 양자센서 기술을 적용한 솔루션을 공급하는 등 양자센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 같은 양자암호통신 기술을 국내에도 도입할 계획이다. 도청이 원천 불가능한 이 기술을 5G 네트워크에 적용해 ‘가장 안전한 5G’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초연결시대에서 통신망 운용의 핵심 경쟁력으로 ‘안전’을 꼽은 것이다.

박 사장은 “오프라인 사물들이 무선화 되는 5G 시대에는 안전이 통신의 새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며, “SK텔레콤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5G 통신망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 측은 IDQ 인수 이후에도 IDQ가 본연의 기술 개발과 사업 운영에 전념할 수 있도록 기존 리보르디 CEO에게 경영을 일임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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