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지지율 고공행진 속...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 ‘묵시적 연대’ 가능성 주목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13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출범식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시스

[민주신문=강인범 기자] 평창올림픽 이후 정치권은 지방선거 모드로 전환된다. 6·13 지방선거는 출범한지 일 년이 되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은 물론 통상 선거 결과에 따라 각 당 대표들 거취가 결정됐던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 사례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여야의 총력전이 예상된다. 특히 17곳의 광역단체장 중 몇 석을 차지하느냐 여부가 선거 이후 정국 향배를 가로 지을 관전 포인트다. ‘소통령’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는 여당의 내부 경쟁은 물론 야당에서 누가 후보로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여권의 지지율이 고공행진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른미래당 창당이란 절반의 성공을 이끌어 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출마 여부에 선거구도가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박원순 현 시장과의 관계도 주목되는 부분으로 안 전 대표는 박 시장이 첫 서울시장 도전에 나섰을 때 여론조사 지지율의 우위를 보였음에도 불구 후보를 양보한 바 있다. 이른바 ‘양보’ 논란이 이번 선거 구도에서 또다시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도 높다.

안 전 대표는 서울시장 출마 관련 질문을 받을 때 마다 “당에서 (저를)필요로 한다면 마다 않을 것”이란 원론적 입장을 밝혀왔다. 대선 본선에 나갔던 안 전 대표 입장에서는 서울시장에 도전했다가 낙마할 경우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 김관영 바른미래당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과 인터뷰에서 “정치라고 하는 것이 끊임없는 도전을 해야 하는 것이고. 사즉생의 각오로 하신다고 하면 오히려 승리의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다”고 전망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번 지방선거 목표로 광역단체장 3석과 전국 지지율 25%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민주당 압도적 지지율 속 고심 

통상 지방선거는 여권의 무덤이란 불렸던 지방선거 공식이 이번에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도 주목된다. 보수진영의 위축 속에 더불어민주당의 지지도는 고공행진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9~21일 전국 유권자 1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정당지지도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전주 대비 대비 4.6%p 오른 50.5%로 대폭 상승했다. 자유한국당은 1.8%p 내린 19.0%, 바른미래당은 3.1%p 떨어진 7.4%였다. 정의당은 0.7%p 하락한 4.9%, 민주평화당은 0.5%p 내려간 2.9%를 보였다. 야4당의 지지율의 총합도 민주당의 지지율에 못 미치는 실정. (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게다가 물리적으로 3개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 전 야당이 지지율을 대폭적으로 만회할 이슈가 없다는 점과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권에 적폐청산 움직임에 ‘정치보복’으로 맞서고 있지만 이 프레임이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자유한국당은 주요광역단체장 경쟁력 있는 후보찾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홍준표 대표는 신선하고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내세워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전략으로 18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자서전 '7막 7장' 등으로 인지도도 높은 홍정욱 헤럴드 회장 등 인재영입에 발벗고 나섰지만 홍 회장이 불출마 입장을 밝히면서 아직 뚜렷한 후보군이 나타나지 않은 상태다.

홍 회장 외에는 김병준 국민대 행정정책학부 교수, 3선의 김용태 의원도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나경원 의원은 출마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재출마 가능성은 미지수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출마 가능성도 언급되지만 그럴 경우 지방선거에 박근혜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것이란 부담감이 크다.

한국당에서 출마하는 후보와 안철수 전 대표까지 출마한다면 등 야권 분열은 기정사실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해 3자구도 속에서 판세가 요동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양측에서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간 느슨한 연대 즉 ‘묵시적 연대’가 이뤄 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안철수 서울시장-남경필 경기지사’ 시나리오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안 전 대표가 출마하더라도 판세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 서울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규백 의원은 19일 안철수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설에 대해 "우리 당하고 용호상박은 안 된다"고 평가절하했다.

민심 바로미터 전략적 요충지

각 당이 서울시장 선거에 집중하는 이유는 지방선거의 전략적 요충지,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지역 다 이겨도 서울시장 자리를 내주면 패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구 1000만의 서울시의 수장격인 시장 자리가 갖는 정치적 함의는 상당하다. 현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박원순 시장이 이전까지만 해도 보수진영은 이명박 오세훈으로 이어졌던 연전연승의 신화을 써왔다.

게다가 촛불민심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 대한 국정운영 평가가 갖는다는 점과 향후 국정운영 동력확보는 물론 선거 결과에 따라 2020년 4월에 치러지는 21대 총선까지 영향이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통합정당인 바른미래당 입장에서는 창당 후 곧바로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 전망이 그리 밝진 않은 게 현실이다. 두 당 모두 지역적 기반이 취약한 상황이어서 마땅한 후보군을 찾는 것조차 어렵다는 게 대다수 시각이다. 이 때문에 현재 인재풀 중에서 '거물급' 인사의 차출론이 끊임없이 나오는 이유다.

안 전 대표의 출마에 무게가 기울고 있는 것은 당의 활로찾기와도 무관치 않다. 서울시장에 출마를 해서 통합정당의 기틀을 마련해 온 명분을 강조하고 설령 당선되지 못하더라도 희생하는 모습을 통해 차기를 노려볼 수 있다는 전략적 셈법도 담겨있는 것으로 박주선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 역시 지방선거에서 ‘바람’을 일으키기 위해 안 전 대표가 결단을 내려줬으면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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