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경기 침체 B2B 물량 감소…신시장 개척 미국 중국 러시아 공략 3사3색

왼쪽부터 귀뚜라미, 경동나비엔, 린나이 콘덴싱 보일러. 사진=각 사

[민주신문=허홍국 기자] 예년보다 기승을 부린 강추위 덕에 보일러시장 3강으로 불리는 경동나비엔ㆍ귀뚜라미ㆍ린나이가 각축전을 벌이면서도 행복한 표정관리에 바쁘다. 서베리아로 불리는 한파가 당연히 보일러업계 매출에 가뭄의 단비로 작용하면서 시장 점유율 경쟁이 한층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B2B매출의 주무대 아파트가 건설ㆍ부동산 불경기로 예년만큼 공급되지 않은 것도 관련업계에서 올 겨울 추위를 반기게 한 요인 중 하나다. 이제는 국내를 넘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해외 시장을 겨냥하며 또 새 시장 개척에 힘 쏟는 모습이다.

보일러업계에 따르면 보일러시장 경쟁이 지난해 말부터 약 두 달 간 기승을 부린 한파로 뜨겁다. 교체 중심인 보일러시장이 한파로 기존 보일러를 바꾸는 등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경동나비엔ㆍ귀뚜라미ㆍ린나이도 이 같은 강추위가 반갑기 그지없다. 

한파가 관련업계 성수기에 불어 닥치면서 판매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강추위는 천연가스 판매량 증가로 이어졌다. 가스공사가 집계한 지난달 천연가스 판매량은 1년 전 보다 20% 늘어난 488만천 톤이다. 난방용과 산업용 가스는 지난해 1월보다 17.7% 증가한 303만톤이 사용됐다.

통상 보일러 시장 성수기는 매년 11월부터 그 다음해 2월까지다. 올 겨울 강추위는 시의적절한 타임에 왔다는 평가다. 관련업계는 국내 건설경기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각종 규제 대책에 침체로 방향을 틀면서 악영향을 받으면서 고민이 깊었다. 

국내 보일러 시장규모는 연간 120만대에서 130만대로 이 가운데 B2B 매출 비중이 작지 않다. 이 때문에 보일러업계는 건설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는 구조를 지니고 있다. 아직까지 고가이면서 설치에 제약이 있는 콘덴싱 보일러보다 일반 보일러 수요가 많은 편이다.

경동나비엔ㆍ귀뚜라미ㆍ린나이는 한파를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고 회사 브랜드를 알리는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우선 경동나비엔은 일반보일러 뿐만 아니라 콘덴싱 보일러 시장 늘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프리미엄 콘덴싱보일러(모델명 NCB 780)를 현대홈쇼핑을 통해 판매하는 것을 시작으로 콘덴싱 보일러의 장점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다. 

이 제품은 바닥을 흐르고 돌아오는 물의 온도를 파악하는 듀얼센싱 기술로 정확한 온도를 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열효율을 바탕으로 친환경 콘셉트를 잡았다. 이는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데 뜻이 있다.

경동나비엔은 내수와 수출 비중은 5:5다. 특히 중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정부의 석탄 개조 사업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국내 보일러 기업 중에서는 중국 현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콘덴싱 보일러 점유율은 1위로 알려지고 있다. 콘덴싱 보일러는 이 회사 전체 물량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중국을 포함한 미국, 러시아에 수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동나비엔 2016년 연 매출은 5800억 원을 기록했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현재 프리미엄 콘덴싱 보일러를 알리며 국내외 시장 넓히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동나비엔은 오는 5월 연간 30만대의 보일러ㆍ온수기를 생산할 수 있는 중국 베이징 신공장을 준공해 시장 선점에 나설 계획이다.

귀뚜라미 서울 사업장(왼쪽)과 린나이 인천 공장 전경. 사진출처=귀뚜라미, 다음

귀뚜라미는 올 겨울 강추위에 시장 점유율 선점에 나선 모습이다. 최근 환경부,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가정용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 설치 지원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질소산화물(NOx) 감소 효과가 크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정용 저녹스 보일러 보급을 위해 기획된 것이다.

해외시장 개척도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 귀뚜라미는 지난해 5월 중국 냉난방 전시회에서 콘덴싱 보일러 기술력을 선보였고,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유통채널 확대에 방점을 찍은 상황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단체 납품 현장을 확보하고, 상하이 등 남방지역 대도시에 플래그십 매장을 추가 개설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린나이도 최근 친환경 콘덴싱보일러를 출시하고 일반 보일러와 함께 시장 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는 상태다. 신제품은 환경부 친환경 인증을 취득한 콘덴싱 보일러(RC500 시리즈)로, 열효율은 세계 최고 수준인 92%다. 린나이는 이 제품을 수도권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가 시행 중인 가정용 저녹스보일러 보급사업에 참여시키며 소비자와 접점을 늘려 콘덴싱 보일러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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